음주운전을 한 지 1시간 20여 분이 지났다면 현행범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13단독 김태형 판사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혐의(음주운전)로 현행범 체포된 이후 기소된 박모(5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6월 28일 오후 11시 30분께 수원시 영통구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차를 빼달라는 연락을 받고 음식점 앞에 주차된 자신의 차에 타 3m가량 후진하다가 A씨 차량을 들이받았다.

A씨와 현장에서 합의를 보던 박씨는 한 시간이 지난 다음 날 0시 3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요구하자 거절했고 경찰관은 20여 분이 지난 0시 52분께 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박씨는 이후 경찰서에서 받은 음주측정 결과 0.141%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나와 음주운전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현행범이란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인 자를 의미하는데 음주운전이 끝나고 체포까지 걸린 1시간 22분이라는 시간적 간격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범죄의 실행 직후인 자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현행범 체포는 법에 어긋나므로 체포 이후 작성된 음주측정 결과지 등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해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zorb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