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높이려면 시장 개방해야…美·EU와 FTA 체결 필요"

브라질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재계는 무역수지가 갈수록 악화하는 사실을 들어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과의 FTA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브라질의 지난해 무역수지는 25억6천1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00년 7억3천1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낸 이후 13년 만에 최악이었다.

올해 1∼2월 무역수지는 61억8천2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무역수지에 관한 공식 집계가 시작된 1994년 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의 유명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오 바르가스 재단(FGV)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라질이 세계 경제에서 고립되지 않으려면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브라질의 44개 대기업으로 이루어진 산업개발연구소(IEDI)의 의뢰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브라질이 미국·EU와 FTA를 체결하면 무역 규모가 현재보다 860억 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브라질과 미국·EU 간의 무역 규모보다 18% 많은 것이다.

FTA를 체결하면 미국과의 무역은 수출이 147억 달러, 수입은 153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EU와는 수출과 수입이 각각 281억 달러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FTA 체결로 6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볼 것이라는 의미다.

한 대기업 CEO는 "단기적으로 미국·EU와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할 수 있지만, FTA 체결이 브라질의 산업 생산성과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재계는 브라질이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할 대상으로 미국·EU와 함께 일본, 캐나다, 멕시코, 중국,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들었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3개국과만 FTA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협정이 발효된 것은 이스라엘뿐이다.

브라질이 FTA 분야에서 크게 뒤진 것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회원국의 개별 자유무역협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