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회 제네바 모터쇼가 세계 경제 회복과 자동차 구매 증가에 대한 기대감속에 4일(현지시간)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예상대로 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가 다양한 차종을 선보였다.

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로 꼽히는 제네바 모터쇼는 6일부터 일반 관람객에 공개되며 16일까지 7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 면적만 11만㎢에 달하는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유럽 명품 자동차 업체들이 신형 스포츠카를 공개하고, 폴크스바겐·아우디·푸조 등 유럽 제조업체들이 신형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친환경과 고성능을 키워드로 하는 올해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그동안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유럽 자동차 시장의 회복세에 편승하려는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적극적 노력이 전시장 곳곳에서 목격됐다.

제네바 모터쇼는 지난 몇년간 경제난을 고려해 소형차와 에너지 효율성 위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다양한 양산형 차량들은 물론 수퍼카와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들이 출품돼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메르세데스 벤츠 등 유럽 명품 자동차 업체들은 캘리포니아 터보, 우라칸, S클래스 쿠페 등 신형 스포츠카를 대거 선보였다.

여기에 롤스로이스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전통적 최고급 승용차 메이커들도 성능을 개선하고 품격을 더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고급 승용차 명가(名家)의 자리를 고수할 의지를 다졌다.

프랑스 정부와 중국 둥펑 자동차의 자본 수혈을 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온 푸조 자동차는 '올해의 차'(Car of the Year)로 선정된 뉴308을 필두로 연료 효율성을 대폭 높이고 디자인을 개선한 다양한 양산형 차량을 출품하며 승부를 걸었다.

한 때 한국의 대우자동차를 인수했던 인도의 타타 자동차도 유럽 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3종의 SUV 차량을 선보였고, 일본의 도요타, 혼다 등 여러 제조업체도 유럽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신형 차량 등을 내놓았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참가했지만 기존에 발표했던 차종 위주로 출품한데다 유럽의 친환경 자동차 흐름과는 다소 동떨어진 수소연료 콘셉트카(HED-9 Intrado)를 선보인 탓인듯 전시장 면적에 비해 관객들의 시선을 그다지 받지 못했다.

기아자동차는 마지막 전시장 구석에 있었지만 유럽시장에서 친환경차의 주류를 이루는 전기차 방식의 쏘올EV를 유럽 최초로 공개하고 콘셉트카 GT4 스팅어 등 신차 4대를 포함 총 15대의 차량을 내놓으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쌍용자동차 역시 신개념 소형 SUV 콘셉트카 `XLV(eXciting smart-Lifestyle Vehicle)'와 뉴 코란도,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 주력 모델들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제네바 모터쇼 참관을 위해 한국에서 온 자동차 부품업계의 김 석씨는 "제네바 모터쇼는 격년으로 개최하는 파리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달리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아주 중요하다"며 "세계 시장을 유럽 자동차업체가 주도하고 있어 미국과 일본의 모터쇼에는 가지 않지만 최근 들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중국 모터쇼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