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의 투자집행액이 지난해 9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ING생명보험, 코웨이, 네파, LIG넥스원 등 국내 대형 인수합병(M&A)에 참여하면서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237개 PEF는 지난해 9조3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2012년 투자 규모는 6조원, 2011년 9조2000억원이다. 투자대상 업종은 금융·제조·에너지·정보기술(IT)·운송·제약 등으로 다양했다.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는 14곳(10.1%)이었다.

지난해 투자 회수액은 3조7000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1조6000억원(76.2%) 증가했다. 초기에 조성된 PEF가 만료된 데 따른 회수분이다. 지난해 PEF에 유입된 신규 자금은 7조4000억원이며 총 출자약정액은 44조원이다.

PEF가 안정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모험자본’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은 경영권 참여 투자 같은 모험자본의 취지에 맞도록 PEF 감독환경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재흥 금감원 사모펀드팀장은 “진입규제가 완화되면서 보장성 투자 형태의 PEF가 증가하고 있다”며 “창조경제 지원을 위한 모험자본 특성을 살리기 위해 PEF 운용자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이 보장성 투자를 선호하면서 운용 전문성이 중시되지 않는 프로젝트 PEF(특정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설립되는 펀드) 비중이 2012년 48.3%에서 지난해 68.9%로 늘었다. 반면 모험적 투자가 가능한 블라인드PEF(투자처를 미리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으는 펀드) 비중은 51.7%에서 31.1%로 줄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