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영연구원(IGM)이 개설한 창업기업가 사관학교의 1기생들이 지난 7일 졸업식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세계경영연구원(IGM)이 개설한 창업기업가 사관학교의 1기생들이 지난 7일 졸업식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지난 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세계경영연구원(IGM)에서 열린 ‘창업기업가 사관학교(IEA)’ 1기생 졸업식.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찬 졸업생들 사이에서 나이 지긋한 노신사가 눈에 띄었다. 최고령으로 1년 과정을 마친 박광업 전 웅진케미칼 부회장(63)이었다. 그는 “퇴직 전 몸담았던 웅진그룹과 우리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그런 은혜를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과정을 충실히 마쳤다”고 말했다.

박 전 부회장은 청년 창업 못지않게 시니어 창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퇴직 후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에 성공하고 그것이 사회에 알려진다면 내 또래 시니어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CEO들이 키운 기업가 27명 "創業 명 받았습니다"
IEA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인을 길러내기 위해 IGM이 지난해 개설한 무료 교육 과정이다. 국내 대표적인 창업기업인과 벤처창업자, 전문경영인, 투자자, 경영학과 교수 등이 두루 교수진으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초대 총장은 송자 명지학원 이사장이 맡았다.

이날 졸업식에는 송 총장을 비롯해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노학영 리노스 대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등 교수진이 직접 참석해 ‘새내기 창업인’들의 출발을 축하했다. 윤 회장은 “나도 40대에 창업을 했다”며 “이곳에서 졸업한 이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진취적인 정신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IEA는 1기 입학생들에게 창업은 개업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가르쳤다. 주변에서 성공한 아이템을 무작정 따라하는 게 개업이라면, 창업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점을 몸으로 느끼게 했다. IGM이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선배 경영인들을 대거 교수진으로 영입한 것도 수강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이날 졸업장을 받은 학생들은 IEA 1기생 40명 중 67%인 27명. 매 학기 평가를 실시해 하위 10%를 탈락시키는 ‘정원 10% 탈락 룰’을 적용해 최종 졸업자를 선발했다. 연령대는 24세부터 63세까지 다양하다. 석·박사 학위자도 11명에 이른다.

졸업생은 교수진과 1 대 1로 멘토 관계를 맺어 졸업 후에도 인연을 이어간다. 박병무 보고펀드 대표는 주문식 스마트폰 케이스를 개발해 창업한 손종수 디자인메이커 대표와, 노학영 대표는 패션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장은정 스타일위키 대표와 각각 교류를 계속하기로 했다.

졸업생 중 몇 명은 벌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5명의 졸업생이 3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고 IGM 측은 설명했다. IGM은 오는 4월 첫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전성철 IGM 회장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어렵고 힘든 상황이 펼쳐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직장을 만들고 사회에 이로운 일을 한다는 긍정적 마인드로 항상 기쁘게 받아들일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목표 대신 긍정과 도전의 자세로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창업 전문가들이 한 울타리 내에서 같이 이야기하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IEA는 오는 21일까지 2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통해 전액장학생 30~60명을 선발한다. 3월 말 입학식 이후 총 4학기로 나눠 매주 토요일 정규 수업을 진행한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