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오 아바도, 이젠 하늘나라 지휘자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였던 세계적인 명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0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바도의 유족이 20일 성명을 통해 “아바도가 오전 8시30분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아바도는 2000년 위암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을 회복했지만 2010년 5월부터 다시 몸 상태가 나빠져 공연을 취소하는 등 투병생활을 했다.

1933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아바도는 밀라노 음악원과 빈 음악 아카데미에서 지휘와 작곡, 피아노를 공부했다. 1958년 쿠새비키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탈리아 내에 이름을 알렸다. 1960년 밀라노의 라스칼라 극장에서 지휘자로 데뷔했다.

이후 1968년부터 1986년까지 라스칼라 음악감독, 빈 필하모닉 수석지휘자(1971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1979~1988년),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1986~1991년) 등을 역임했다.

1989년에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후임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를 맡았다. “나는 보스가 아니다. 우리는 같이 일하는 것이다”라는 생전의 말처럼 아바도는 부드러운 지도력으로 2002년까지 베를린 필을 이끌며 숱한 명연을 선보였다. 특히 그가 빈 음악도 시절부터 심취했던 구스타프 말러의 작품 해석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으로 이탈리아를 빛낸 것을 인정해 아바도를 이탈리아 종신 상원의원으로 임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