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글로벌 화학기업과 맞서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효성은 공업용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케톤의 상용화를 위해 설비 구축을 시작한다. 합성수지 원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고 탄소섬유 등 미래 성장동력도 적극 키울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울산 용연단지에 1197억원을 투자해 폴리케톤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2015년 9월 완공 목표다. 이 회사가 지난달 원천기술을 확보한 폴리케톤은 열과 마찰, 충격, 화학물질 등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 금속을 대체하는 공업용 플라스틱 소재로 쓰인다. 2004년부터 폴리케톤 연구를 시작한 효성은 10년 만에 양산기술을 확보한 뒤 최근 미국 독일 등의 150여개 업체에 시제품을 보내기 시작했다. 국내 133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27건의 관련 특허 출원과 등록을 마쳤다.

효성은 2015년 말부터 연 5만t 규모로 폴리케톤 양산을 시작한다. 2020년까지 총 1조50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연 20만t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공업용 플라스틱의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는 60조원가량이다. 업계는 시장 규모가 2030년이면 12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 용연공장 내 약 2만7000㎡ 부지에 2800억원을 들여 프로필렌 설비 증설을 시작했다. 합성수지 기초원료인 프로필렌 생산량을 현재 연 20만t에서 2015년 50만t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로 프로필렌을 만드는 일반 공법과 달리 효성은 프로판 가스와 백금 촉매를 이용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증설로 규모의 경제가 본격적으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섬유 사업도 강화한다. 2011년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를 개발한 효성은 지난 5월 전주에 연산 2000t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 생산 규모를 1만7000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