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년 지급준비율 내리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돈 가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에 지급준비율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인 중국은행은 25일 ‘2014년 경제금융전망보고’에서 “금융업 내의 업무가 빠르게 증가해 은행 간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권일보도 이날 인민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내년에 신중한 통화정책을 하더라도 실물 경제의 업그레이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2012년 5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린 20.0%로 조정한 이후 1년6개월 이상 이를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 지급준비율 인하론이 나오는 것은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 인민은행은 돈 가뭄 현상이 심화되자 단기유동성조절기구(SLO·Short-term Liquidity Operations)를 동원해 시중에 3000억위안을 풀었지만 치솟는 금리를 막지 못했다.

SLO는 인민은행이 주요 은행 12곳을 대상으로 만기 7일 이내의 단기 환매채(RP)를 사거나 팔아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20일 만에 290억위안의 역RP를 발행해 겨우 금융시장을 진정시켰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SLO는 유동성 공급상황이 외부에 알려지는 데 1개월이 걸리는 등 정책 투명성이 낮다”며 “SLO를 하더라도 은행이 중앙은행의 정책 의도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SLO의 만기가 너무 짧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금을 풀더라도 1주일 내에 회수해가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따라서 돈 가뭄이 심화될 경우 인민은행이 SLO보다는 지급준비율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유동성 부족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