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도시에 녹색 옷을 입히자
지난 여름은 연일 폭염이 계속되었다. 더위를 이겨내는 일이 말 그대로 고역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까지 올여름에 발생한 서울의 열대야는 모두 20회로 1994년 이후 최다였다. 어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폭염을 식힌다며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에 물을 뿌리기까지 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도로에 물을 뿌릴 경우 도로면은 6.4도, 주변 인도는 1.5도 온도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땅이 포장되면서 마당이 없어지고 건물만 들어서다 보니 열섬현상으로 인해 도시 내 기온은 높아지고만 있다. 도시열섬현상을 완화시키고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물을 뿌리는 효과를 매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도시 내에 숲을 조성하는 것이다. 도시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도 낮춰주고 평균 습도를 9~23% 높여준다. 도시숲에 대한 도시열섬 완화효과를 분석한 결과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이 1㎡ 증가할 경우 7월과 8월 2개월 동안 전국 평균 소비전력량이 20㎾h 감소하고 도시의 여름철 한낮 온도를 1.15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586억원이나 된다.

도시숲 조성의 간접적인 효과도 크다. 도시 내 열섬현상이 줄어들면 그만큼 도시와 국민이 건강해진다. 국민이 건강해지는 만큼 병원 진료비가 줄어드는 등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 15분간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는 15.8%, 혈압은 2.1% 낮아진다고 한다.

산림청에서는 도시열섬을 완화하고 국민들에게 쾌적한 녹색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도시숲을 조성하고 있다. 골목의 자투리땅에 나무 한 그루라도 심을 공간이 생기면 나무를 심고 있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서순화와 학교 주변 주민들을 위해 학교숲을 조성하고 있다. 건물의 옥상에 숲을 만들고 아스팔트 도로변에 가로수를 심어 도시를 시원하게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도시에서 녹색바람을 즐기며 산림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숲 조성을 확대해야 한다.

김현식 산림청 산림자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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