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일용직 종사…일자리 질은 취약
50대 자영업 베이붐세대 절반 부도 맞아
2020년 노동인구 급감…"정년 연장 시급"

우리나라 50대 중·후반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지난해 70%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조기퇴직이나 명예퇴직 이후 생계를 위해 자영업이나 일용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활동의 질은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나마 이런 베이비붐세대가 물러나고 저출산세대가 노동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오는 2020년께 경제활력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정년 연장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24일 통계청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55∼59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9.7%로 2000년대 들어선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수치는 2000년 64.3%에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정체를 보이다가 2010년 68.3%, 2011년 68.9%에 이어 작년 70%에 근접했다.

고용률도 2000년 62.2%에서 작년 68.1%로 5.9%포인트 올랐다.

고용률은 2008년 65.9%에서 2009년 65.6%로 잠시 후퇴했지만 2010년 66.5%, 2011년 67.4%에 이어 작년 68%선을 처음 넘었다.

은퇴를 준비할 나이인 50대 중·후반의 경제활동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것은 노동인구의 큰 축인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정년을 앞두고 공공부문 등에서 일하고 있지만 50대 초반에 조기 또는 명예퇴직하고 생계를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러나 재취업해도 기존 경력과 기술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자영업이나 일용직 등에 종사해 소득이 급격하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치킨집, 호프집 등의 창업에 나서기도 하지만 불황으로 성공 가능성이 작다.

작년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맞은 자영업자(338명) 중 50대(159명)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작년 8월 기준 50대 자영업자 수는 175만6천명으로 2009년 159만5천명, 2010년 160만8천명, 2011년 169만7천명에서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기본적인 사회보장 제도인 국민연금의 경우 수급연령이 올해부터 61세여서 조기 퇴직자에게는 상당한 간격이 존재한다.

베이비붐세대가 일자리의 질을 따지지 않고 경제활동에 참여해 그나마 경제활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이들이 노동시장에 완전히 물러날 경우 상당한 노동인력 수급 공백이 우려된다.

저출산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생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020년께 노동력 유입보다 유출이 많아져 노동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1983년(2.06%)을 끝으로 2% 아래로 떨어졌고 2005년에 1.08%까지 하락한 바 있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가 60세 넘어 연금을 주는데 50세 중반이 넘으면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은 시스템상으로 맞지 않다"며 "고령인력 활용방법을 준비해야 하며 정년 연장이 임금피크제와 함께 탄력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