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에쓰오일과 제휴하면서 부당한 수수료 혜택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삼성카드를 상대로 특별 검사를 벌였으나 에쓰오일과 수수료 짬짜미를 했다는 의혹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에쓰오일 전국 주유소 업주들에게 개인카드를 발급하고서 업주가 정유사에서 기름을 살 때 이 카드로 결제하도록 하는 대가로 각종 부가 혜택과 최저 기준(1.5%) 이하의 수수료율을 적용했다는 비난이 그동안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제휴 마케팅 때문에 시장 질서가 문란해진다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한 쪽은 대형 카드사들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수료율 적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용 판매 금액 산정 체계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개인이 아닌 법인 거래로 수정하도록 지시했다.

법인 거래로 바뀌면 삼성카드의 개인 고객 이용액이 줄어 시장 점유율이 소폭 떨어지게 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런 형태의 제휴 카드는 선진국에서 흔히 쓰는 마케팅 기법으로 문제가 없는 걸로 안다"면서 "여신전문금융업법과 금융 당국의 지침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삼성카드가 시장에서 급성장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이용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15%를 돌파해 KB국민카드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올해는 10% 후반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여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잔뜩 긴장한다.

에쓰오일 제휴 등 삼성카드의 공격적 마케팅이 부담스러운 이유다.

우리은행에서 우리카드마저 올해 분사해 나오면 수익은 나지 않으면서 시장 점유율만 높이는 탓에 업계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올해 카드사 간 과열 경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불필요한 부가 서비스를 차례로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에쓰오일 제휴는 아파트 관리비처럼 수익은 나지 않지만 이용액 규모는 커져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는 무수익 신사업이다"면서 "올해 우리카드가 분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돈은 안되지만 몸집을 키우는 형태의 마케팅이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고은지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