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한국이 낳은 걸출한 투수인 황금 왼팔 류현진(26)을 영입하기 위해 일찌감치부터 공을 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톱타자 고민으로 골치를 앓던 신시내티 레즈도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호타준족' 추신수(31)를 데려오고자 6개월 전부터 협상을 벌였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만난 다저스의 한국계 마케팅 담당자 마틴 김(34)씨는 19일(한국시간) 류현진 영입 비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한국에서 구단의 허락을 받아 외국에 나갈 수 있는 7년차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을 데려오려고 다저스는 작년 후반기부터 움직였다.

구단에서도 스탠 캐스틴 사장과 네드 콜레티 단장 두 사람만이 류현진의 포스팅시스템 대처 방안을 공유했을 정도로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마틴 김씨는 캐스틴 사장과 전자메일을 주고받고 류현진을 영입했을 때 마케팅 효과 등을 보고했다고 한다.

캐스틴 사장과 콜레티 단장은 포스팅금액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7과 3을 조합해 2천573만7천737달러33센트(약 277억원)를 적어내는 노력도 기울였다.

월터 자케티 신시내티 단장도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려오고자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31일(현지시간)까지 클리블랜드와 협상을 벌였다"면서 "당시 트레이드 카드가 맞지 않아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시내티는 2012년 12월 클리블랜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세 팀과 선수 9명을 포함한 삼각 트레이드를 거쳐 추신수를 품에 안았다.

짜임새 좋은 타선을 갖춘 신시내티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차지했으나 톱타자가 부실해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작년 여러 명의 신시내티 톱타자가 합작한 타율과 출루율은 각각 0.208, 0.254다.

추신수가 지난해 클리블랜드의 톱타자로 나선 경기에서 기록한 타율 0.310, 출루율 0.389에 크게 못 미친다.

추신수는 "내가 이 팀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다"면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때리는 내 스타일을 고수해 팀 득점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팀의 지대한 관심 속에 각각 푸른색 다저스 유니폼과 붉은색 레즈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 추신수가 기대에 부응할지 주목된다.

(글렌데일·굿이어<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