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조정 신청이라는 '줄다리기' 끝에 3년째 거액의 연봉을 받아낸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에게 진짜 '대박'은 아직 다가오지도 않았다.

연봉 조정 절차를 밟던 추신수는 12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1년간 737만5천 달러(약 80억7천190만원)에 사인했다.

자신이 요구한 800만 달러보다와 구단이 제시한 675만 달러의 절충선에서 합의한 것으로, 지난해 연봉(490만 달러)보다 절반 이상 올랐다.

벌써 추신수는 2006년 1천550만 달러를 받은 박찬호(은퇴)에 이어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박찬호가 받은 금액은 5년간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마지막 해에 받은 것이다.

FA를 거치지 않은 연봉으로는 박찬호가 2001년 990만 달러를 받은 바 있다.

2000년 시애틀과 계약해 미국 땅을 밟은 추신수는 2008년 클리블랜드에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 입지를 다진 이래 성공 가도를 달렸다.

2009~2010년 3할 타율에 20홈런-2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 2010시즌을 마친 뒤 처음으로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어 397만 5천 달러에 재계약했다.

2010년 메이저리그 연봉 하한선인 46만1천100달러를 받던 선수의 연봉이 9배나 뛰어오른 것이다.

이는 연봉 조정 자격을 얻은 첫해 기록한 몸값 상승폭으로는 한국인 선수 중 최고였다.

1999년 연봉 조정자격을 취득한 박찬호는 전년도 70만 달러에서 3배 이상 뛴 230만 달러에 계약했고, 2002년 76만2천500만 달러를 받던 김병현은 이듬해 연봉이 325만 달러로 오른 바 있다.

추신수는 2011년 음주운전 파문과 부상 등으로 성적이 떨어졌음에도 다시 연봉 조정 절차를 밟으며 2012년 연봉으로 490만 달러를 받아냈다.

그리고 신시내티로 둥지를 옮긴 올해 다시 한번 연봉 조정을 신청한 끝에 700만 달러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앞으로 추신수가 받아낼 금액에 비하면 올해 연봉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할 수도 있다.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추신수가 보여줄 성적과 겨울 이적 시장의 상황 등에 따라 변동폭이 큰 만큼 추신수가 FA를 신청하고 나서 받아낼 금액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한국인 선수 중에서는 박찬호가 2001년 시즌을 마치고 추신수와 같은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와 손잡고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박찬호는 연봉 990만 달러를 받으면서 234이닝을 던져 15승11패와 평균자책점 3.50, 218탈삼진(3위)을 기록하고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6천500만 달러라는 메가톤급 계약에 사인했다.

그러나 박찬호의 사례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데다 포지션도 달라 '단순 참고' 이상이 될 수 없다.

결국, 신시내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서는 추신수가 새로운 수비 포지션에 대한 의문부호를 지우고 '호타준족'의 실력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