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기업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수익성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이후부터는 업황 개선을 통해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줄어든 202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와 50.8% 증가한 17조1599억원과 2280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둔화는 정제마진 약세 및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단 4분기 실적만 계절적 요인과 일회성 비용 등 일시적인 이유들로 둔화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조6911억원 전년 대비 43%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 증가한 73조 330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 중 수출 비중 73%까지 늘어났지만 유가하락과 정제마진 악화 등에 따른 수익 저하로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수익 급감한 것은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SK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발표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2% 감소한 38억원, 순손실은 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 29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 역시 사업 구조 다양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적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줄었다. 지난 한해 연결 영업이익 역시 1조9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나 감소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업황 개선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현대증권은 40만원에서 37만원으로, KTB투자증권은 종전 38만원에서 3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은 SK케미칼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낮춰잡았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조9842억원, 5149억원으로 추산된다"며 "특히 정보전자ㆍ소재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러나 다른 사업부문의 1분기 실적 전망이 좋은 편이지만 석유화학 부문은 벤젠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순이익 전망치를 10.9% 하향 조정했다"며 "이에 따라 목표주가도 37만원으로 내린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부터는 그러나 점진적인 경기회복을 통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중심의 점진적인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석유화학 업황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의 합성수지 수입 수요가 증가 추이를 재개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석유화학 업황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특히 2월 춘절 연휴 이후부터는 석유화학 성수기에 진입하는 시기여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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