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남북 축구 경기 2년 연속 무산, 단둥 축구화 공장도 부실
시 "북한은 중요한 파트너…교류 계속 추진 방침"

인천시가 추진하는 남북 스포츠 교류사업이 경색된 남북 관계로 최근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교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이 근본 취지이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데도 너무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쏟아붓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컵 대회서 남북 경기 2년 연속 무산 = 시의 후원으로 지난 24~27일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개최된 '제3회 인천 평화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남북 경기가 끝내 열리지 못했다.

24일 개막전으로 예정된 남북 예선경기를 앞두고 '남한팀과 경기하지 마라'는 평양발 통보를 받았다며 북한팀이 경기를 거부했다.

이후 25일로 미뤄진 예선경기와 27일 결승전도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를 결의하는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결과였다.

지난해 2회 대회 때도 북한팀이 경기 시작 직전 내부 사정을 이유로 남한팀과의 경기를 취소한 바 있다.

명칭이 국제대회이고 중국팀과 태국팀도 참가하지만 사실상 남북 스포츠 교류가 주목적인 대회이다.

이 대회에서 남북 경기가 2년 연속 무산되면서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는 이 대회 사업비로 지난 2011년 1회 때부터 올해까지 매년 2억7천500만원씩 지출하고 있다.

◇중국 단둥 수제축구화 공장 부실 = 중국 단둥(丹東)시에 수제 축구화 공장을 세운 것도 시가 추진하는 남북 스포츠 교류 사업의 하나다.

2011년 세워진 이 공장은 한·중 합작법인인 윈난시광(雲南西光)무역유한공사가 운영한다.

인천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가 자본금의 73%인 5억원을 투자했다.

남한 수제축구화 장인인 김봉학씨가 공장장을 맡으면서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축구화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3만 켤레 생산을 목표로 했으나 생산과 판매 실적 모두 부진해 자주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유나이티드가 1억원을 주고 이 공장에 축구화를 주문했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물건을 받지 못해 지역 시민단체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재 월 생산량은 수천 켤레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는 셈이다.

시는 이 사업의 취지가 남북 교류에 있는 것이지 수익 극대화에 있는 게 아니라 설명했다.

남북 관계가 개선돼 애초 계획대로 이 공장이 평양으로 이전하면 실적 부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남북 교류 계속 시도=사업 부진을 둘러싼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시는 남북 교류를 계속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냉각기라고 해서 최소한의 제스처마저 포기해버리면 소통 창구가 아예 단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접한 지정학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북한은 인천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지속적인 접촉 시도가 필요한 이유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반발한 북한이 3차 핵실험 계획을 발표하는 등 당장은 상황이 좋지 않지만 남북 대화를 강조하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향후 관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도 보고 있다.

시는 정부도 지방자치단체의 이 같은 시도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의 한 관계자는 29일 "우리 시의 대북 사업이 정부의 기조와 다르다고 해서 못마땅해하기보다는 스포츠나 문화 교류는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라고 보고 정부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인천과 평양 프로 축구팀 간의 정기전 성사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07년 유나이티드 산하 유소년 축구팀과 4·25 청소년팀 등 북한 3개 팀이 참가한 평양 친선경기 이후 시는 축구로 남북 스포츠 교류를 이어왔다.

이후 2009년 중국 쿤밍(昆明)시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프로팀과 유소년팀이 남북 경기를 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이후 201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한차례 인천 평화컵 축구 대회가 열렸고 1회 때만 남북 경기가 성사됐다.

(인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eri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