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집권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대항하는 반군이 민심을 얻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7일 국제분쟁 전문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시리아 전문가 피터 할링 등의 이 같은 분석을 보도했다.

할링은 "사실상 반군이 아사드 정권 유지를 돕고 있다"며 "반군은 현재 시리아에 남은 것 가운데 무엇을 지킨다거나 정부 측과 반군 가운데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나 (아사드 대통령이 속한) 알라위트파에게 다가가는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전략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IHT는 또 반군이 (승리했을 때) 집권 바트당이나 정부군 병사, 12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와 보복 살해나 분파주의적 폭력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등의 문제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이같은 반군의 전략 부재로 인해 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6일 공개 연설에서 반군과 대화를 거부하고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단체만 대화를 하겠다고 나서는 등 강하게 발언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군의 전략 부재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지적하고 나섰다.

아사드 정부에 우호적인 러시아의 외무장관은 13일 아사드 대통령의 대화 거부를 비판만 하지 말고 스스로 정치적 해법을 담은 역제안을 하라고 반군에 요구했다.

유엔 시리아 특사를 맡았던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도 아사드 대통령이 퇴진하기 전에는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반군의 고집이 교착상태를 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1일 러시아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반군이 전쟁이 끝난 뒤 전기, 치안 등 사회기반시설을 어떻게 운영할지 논의하기 위해 정부 측 기술관료들과 접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