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5년 모아야 '서울 전셋집'
서울에 사는 직장인이 월급을 모아 전용면적 84㎡(30평형대) 아파트 전셋집을 얻으려면 5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비싼 강남구와 서초구의 경우 7년이 넘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25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시내 아파트의 3.3㎡당 전셋값은 829만원이다. 84㎡ 크기의 아파트를 전세로 얻으려면 2억4893만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중 3인 이하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425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하더라도 84㎡ 아파트 전셋집을 계약하려면 4.9년(58.8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전셋집 마련에 가장 긴 시간이 걸리는 곳은 서초구로, 7.4년이 필요하다. 84㎡ 평균 전셋값이 3억7785만원에 이른다. 서초구에선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올 들어 전셋값이 6% 가까이 뛰었다. 3억7289만원의 전세금이 필요한 강남구가 7.3년으로 뒤를 이었다.

직장인이 아파트 전셋집을 구하는 데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리는 자치구는 금천구로 조사됐다. 금천구의 3.3㎡당 아파트 전셋값은 572만원, 84㎡ 평균 전셋값은 1억7517만원으로 3.4년이면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다. 도봉구(3.4년) 강북구(3.6년) 노원구(3.7년) 중랑구(3.8년) 은평구(3.8년) 등 강북지역도 상대적으로 전셋집을 구하기 쉬웠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 팀장은 “전세 물량 부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매수가 가능한 수요자도 전세로 눌러 앉아 전셋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들고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전세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3.3㎡당 전셋값은 지난 1월 807만원에서 최근엔 829만원으로 올라 84㎡ 아파트 전셋값을 구하는 기간도 4.7년에서 4.9년으로 0.2년(2.4개월) 늘어났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