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베가R3와 LG전자 옵티머스LTE2 등 올해 나온 일부 스마트폰이 온라인 매장에서 20만원 미만에 팔리고 있다. 출고가격이 90만원대인 이들 제품에 지급되는 보조금이 제조사와 통신사를 합쳐 70만~80만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보조금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 27만원을 훨씬 초과하는 금액이다.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는 보조금 27만원에는 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뿐만 아니라 제조사에서 부담하는 보조금도 들어간다.

제조사가 통신사에 제품을 넘겨줄 때 출고가격에서 할인해준 금액 역시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는다. 휴대폰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된 방통위의 통신사 제재가 다음주 나올 것으로 예정된 상황에서도 통신사들은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2 등에는 40만~50만원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방통위 가이드라인보다 2배 가까이 많다. 갤럭시노트2, 아이폰5 등 일부 인기 제품만 가이드라인을 밑도는 25만원가량의 보조금이 제공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보조금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주말이나 휴일을 틈타 특정 제품을 밀어주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다음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휴대폰 보조금을 과다 지급한 통신 3사에 대한 제재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지난 8월부터 심화된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은 9월 들어 갤럭시S3가 17만원에 팔릴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방통위는 9월 중순부터 대대적인 현장조사를 진행해왔다. 2010년과 2011년에도 통신 3사는 보조금 과다 지급으로 방통위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동일한 금지행위 위반이 3회 이상 반복되면 이용자 신규모집행위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52조1항에 따라 이번에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영업정지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신 3사가 돌아가면서 영업정지를 당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