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20일 KB금융에 대해 시장의 기대와 달리 ING생명의 인수가 무산돼 아쉽다며 은행주 최선호주에서 제외했다. 목표주가도 4만9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사회에서 KB금융 이사진들은 ING생명 인수안을 두고 찬반투표를 벌였으나 찬성 5표, 반대 5표, 기권 2표로 찬성이 과반수를 넘지 못해 ING생명 인수 시도가 무산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KB금융은 이번 ING생명 인수 실패로 자산포트폴리오 및 수익원 다각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친데다 계속된 M&A 시도와 무산에 따른 경영진 신뢰도 저하가 예상된다"며 "과잉자본에 따른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한동안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정기간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ING생명 인수 무산에 따라 당장 내년 이후 재개될 우리금융 민영화에 재참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그동안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가 금융산업 발전의 대승적 차원에서 시장 전체적으로는 바람직할 수 있으나 우리금융의 낮은 수익성, 취약한 자산건전성, 과잉인력 및 과잉점포로 인한 역시너지, 인수후 잔여지분에 대한 오버행 우려, 자본비율 약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중단기적으로 KB금융의 주주가치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 CEO의 잔여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영권이 확고하고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신한지주와 하나금융과는 달리 경영진 리스크가 제기될 여지가 높다"며 "KB금융은 과거 강정원, 황영기 전회장들의 회장 선임시 경영 공백과 혼란들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는 KB금융의 4분기 순이익이 약 371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약 9.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약 3bp 하락에 그치겠지만 대출성장률은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고, POSCO 등 유가증권 감액손과 더불어 휴면예금 잡이익 처리 금지에 따른 수익 감소로 비이자부문도 다소 부진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매년 4분기에 발생하는 보수적 충당금 적립의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2013~2014년 추정 순이익은 1조9000억원과 2조원, 추정 ROE는 각각 7.6%와 7.4%로 당분간 ROE는 8%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저성장과 NIM 축소 시기에는 무엇보다도 판관비 관리의 중요성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며 KB금융은 타행대비 비용효율성을 높일 여지가 크고,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