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득표율 분석, 예상 깬 경기·인천 선전…'캐스팅 보트' 충청서도 압승
예상을 깨고 75.8%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18대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높은 투표율에도 패한 야권은 뜻밖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고,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정치권의 속설이 깨진 것이다.

이번 대선은 세대별 대결 양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40세대에서 박 당선자를 앞섰다. 반면 박 당선자는 5060세대 이상에서 문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이번 대선의 승부는 50대가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2002년 대선 때와 달리 이번에는 2030세대 비중이 전체 유권자의 18%로 줄어든 반면 50대 비중이 19.2%로 크게 늘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50대의 투표율은 90%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투표율이 박 당선자의 승리로 이어진 이유다. 박 당선자는 50대 이상에서 60~80%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경기와 인천, 충청권의 표심도 주목할 만하다. 당초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 당선자는 경기와 인천에서 문 후보에게 각각 2.1%포인트, 1.6%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이 지역에서 오히려 앞서 나갔다. 특히 출구조사에서 박빙 열세를 보인 인천에서 5%포인트가량 앞서며 수도권 전체 싸움에서 선전했다. 부산·경남 등 PK지역에서는 문 후보 지지율을 40% 이내로 묶으면서 충청 강원 등 전략 지역에서 격차를 벌였다. 특히 충남·북에서 문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를 13~14%포인트까지 벌렸다. 이번 대선의 승패가 사실상 충청과 인천에서 판가름난 셈이다.

박 당선자는 취약 지역인 호남에서는 문 후보에게 크게 뒤졌지만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80%대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이를 상쇄했다. 경북 투표율은 전국 평균인 75.8%를 웃도는 78.2%를 나타냈다.

문 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있는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다.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했던 수도권 표심이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종민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보수, 진보 양 진영이 총집결한 상태에서 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가 수도권 고학력층과 젊은층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특히 야성이 강한 30대와 달리 안정희구 경향이 강한 수도권 20대의 보수 성향이 숨은 표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