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득표율 분석, 예상 깬 경기·인천 선전…'캐스팅 보트' 충청서도 압승
이번 대선은 세대별 대결 양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40세대에서 박 당선자를 앞섰다. 반면 박 당선자는 5060세대 이상에서 문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이번 대선의 승부는 50대가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2002년 대선 때와 달리 이번에는 2030세대 비중이 전체 유권자의 18%로 줄어든 반면 50대 비중이 19.2%로 크게 늘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50대의 투표율은 90%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투표율이 박 당선자의 승리로 이어진 이유다. 박 당선자는 50대 이상에서 60~80%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경기와 인천, 충청권의 표심도 주목할 만하다. 당초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 당선자는 경기와 인천에서 문 후보에게 각각 2.1%포인트, 1.6%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이 지역에서 오히려 앞서 나갔다. 특히 출구조사에서 박빙 열세를 보인 인천에서 5%포인트가량 앞서며 수도권 전체 싸움에서 선전했다. 부산·경남 등 PK지역에서는 문 후보 지지율을 40% 이내로 묶으면서 충청 강원 등 전략 지역에서 격차를 벌였다. 특히 충남·북에서 문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를 13~14%포인트까지 벌렸다. 이번 대선의 승패가 사실상 충청과 인천에서 판가름난 셈이다.
박 당선자는 취약 지역인 호남에서는 문 후보에게 크게 뒤졌지만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80%대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이를 상쇄했다. 경북 투표율은 전국 평균인 75.8%를 웃도는 78.2%를 나타냈다.
문 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있는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다.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했던 수도권 표심이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종민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보수, 진보 양 진영이 총집결한 상태에서 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가 수도권 고학력층과 젊은층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특히 야성이 강한 30대와 달리 안정희구 경향이 강한 수도권 20대의 보수 성향이 숨은 표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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