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JP모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영국에서 세금 납부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MS는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등으로 이익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영국에 내야 할 법인세 17억파운드(2조9400억원)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24%인 영국의 법인세를 피해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세율이 낮은 국가로 옮겨 결과적으로 영국에 내야 할 세금 대부분을 내지 않은 것과 같은 수법이다.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도 유사한 방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는 네덜란드에 유럽 본사가 있다. 영국 스타벅스는 바로 이런 점을 악용해 상표 로고 매장디자인에 대한 로열티 명목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네덜란드로 넘겼다. 스위스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트레이딩에는 커피 구매료를 지급했다. 영국 스타벅스는 이렇게 매출 대부분이 빠져 나간 상태에서 매장임대료 인건비 등을 빼면 자연히 적자를 보게 된다. 그렇게 최근 3년간 영국 스타벅스는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냈다. 조세피난처와 이전가격을 혼합한 방식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전형적인 절세 수법을 악용한 것이다.

이는 탈세(tax evasion)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적법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일종의 회색지대다. 조세 회피(tax avoidance) 내지는 절세라고 불리는 것도 그래서다. 결국 글로벌 기업과 로컬 정부 간 과세 룰이 확립되지 않은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경기침체와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영국이 독일 프랑스 등과도 연대해 이런 관행에 쐐기를 박겠다고 벼르고 있어 향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나 역외탈세는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니다. 수많은 다국적 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있고 선박왕 구리왕 완구왕의 사례에서 보듯이 교묘한 역외탈세도 추징이 쉽지 않다. 세무 당국이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정치권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글로벌 과세를 둘러싼 관행 및 제도 변화에 우리가 제대로 대처할 능력이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무작정 증세가 아니라 줄줄 새는 세금을 막는 일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