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사일 협박까지 세습한 김정은 앞날이 걱정된다
한국의 중요한 선거 때마다 북한은 이런 도발을 감행해왔다. 소위 ‘북풍’을 일으켜 한국 내 여론을 분열시키고 선거 결과를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겠다는 알량한 전술이다. 북풍은 과거엔 보수세력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두 달 후 실시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이 승리했다. 이번 미사일 소동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 것인지, 또 궁박한 북한이 어떤 필사적인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지 확실치 않다. 그러나 한국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가당찮은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김정은 체제 역시 김정일의 낡은 도발 공식에서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격식을 인민무력부장(국방부 장관)으로 최근 임명한 것만 해도 그렇다. 김격식은 북한 군부 내의 대표적인 강경파다. 언제든 무력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무모성을 보여줄 뿐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 직후 기대를 갖게 했던 미약한 변화의 조짐조차 결국 허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이렇다 할 경제개혁 조치는 지난 1년간 단 한 건도 이뤄진 게 없다.
김정은 체제가 갖는 한계를 백번 이해해준다고 하더라도 군사노선으로는 북한경제가 단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도발이나 협박전술로 비록 몇 푼의 달러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난과 궁핍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북한은 이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덧붙이자면 지금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계획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4일 안보 외교 등을 주제로 한 첫 TV토론에서 구체적인 대북 정책과 철학이 공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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