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6일 오후 6시12분

설윤석 사장 등 대한전선 오너가(家)가 대한전선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는다. 큐캐피탈 사모펀드(PEF)가 최근 인수한 대한광통신을 통해 대한전선 증자에 참여,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선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대한시스템즈는 대한전선 신주인수권(워런트)의 50%를 대한광통신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예정된 대한전선 증자에 대한시스템즈 대신 대한광통신이 참여한다. 증자 참여 금액은 600억원 규모다.

증자가 끝나면 대한광통신은 지분 11.4%로 최대주주가 되며 대한시스템즈와 설 사장 등 오너가의 지분은 7%가량으로 줄어든다. 대한전선은 대한광통신의 계열사가 된다.

국내 전선회사 중 가장 오래된 대한전선 최대주주가 57년 만에 처음으로 오너일가에서 사실상 사모펀드로 바뀌는 셈이다. 하지만 경영은 설 사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맡고, PEF로부터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도 갖고 있어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경영권 안정을 위해 설 사장은 큐캐피탈 PEF에 2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대한전선은 큐캐피탈 PEF에 앞으로 3년간 경영권을 유지하는 대신 5% 안팎의 수익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설 사장이 펀드의 최대 투자자인데다 3년 이후에는 다시 지분을 사올 수 있는 콜옵션까지 갖는다”며 “사실상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경영권이나 지배구조의 변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고경봉/안재광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