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3일 오후 1시53분

증권사와 기관투자가들이 연말을 앞두고 보유 회사채 할인 매각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회복 지연과 완만한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을 우려해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만기 6년짜리 OCI 76회차 회사채는 이날 장외채권시장에서 55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거래가격은 액면 1만원당 평균 9830원이다. 지난달 17일 액면가격에 1500억원어치를 인수한 증권사들이 1.7%의 매매손실을 내며 처분에 나선 것이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발행 당시 연 3.35%에서 이날 연 3.74%로 급격히 상승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 탓에 100억원당 2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며 매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127회, 5년 만기) 회사채도 지난 12일부터 22일 사이에 1200억원어치가 매매됐다. 보험사와 우정사업본부 등이 최고 연 3.58%(최저 9941원) 금리에 사들였다. 지난달 9일 증권사들이 2000억원어치를 연 3.36% 금리에 인수하며 고평가(저금리) 논란을 야기했던 물량이다.

금융회사들은 지난주 채권금리의 완만한 상승과 더불어 제2의 ‘웅진사태’ 발생을 겁내고 있다. 신용위험이 비교적 높은 업종이 몰려 있는 ‘A’ 등급 회사채 3년물 평균금리와 ‘AA’ 등급 간 격차는 10월 초 0.31%포인트에서 최근 0.37%포인트로 확대됐다. 기관투자가들이 위험 상승에 따른 대가로 더 많은 이자를 요구한 결과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