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의 연말 인사 키워드는 ‘스펀지(SPONGE)’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CXO연구소는 21일 연말 재계 임원 인사 트렌드로 second half(50대 후반부 연령대 강세), pruning(가지치기), output(성과), network(인맥), gloomy promotion(우울한 승진), egg style(계란형 인재) 등을 꼽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13년도 최고경영자 인사는 1950~1952년생이 퇴조하고 50대 후반인 1955~1958년생 임원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신임 임원은 1962~1965년생에 속하는 ‘625 세대’가 다수 발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기업들이 내년 임원 수를 올해보다 5% 이상 가지치기할 것”이라며 “100대 기업 임원 수는 올해보다 200~300명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성과 부문에서는 가시적 성과가 잘 드러나는 영업 마케팅 품질연구 생산부서 승진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 살림을 담당하는 재무 담당자들의 고위 임원 승진이 늘고 성과 평가가 어려운 총무 인사 홍보 부서 등은 승진이 어려울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정부와 대외 협력을 할 수 있는 인맥도 승진 요건으로 뽑혔다.

‘우울한 승진’이란 내년 임원 승진자 가운데 1~2년 안에 물러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오 소장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단기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자리를 지키기 힘들다”며 “업종에 따라서는 퇴직을 전제로 1~2년 동안 임원 ‘별’을 달아주고 옷을 벗게 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계란형 인재’란 끓는 물에서 더 단단해지는 계란처럼 위기 상황에서 주력 사업을 더 견고하게 할 수 있는 인재를 말한다. 경기가 불투명할 때는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데 능한 ‘풍선형’ 인재보다 주력 사업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인재가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