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된 242억 '錢의 전쟁'…LG·KIA 웃고 롯데·한화 '울상'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막을 내렸다.

올 시즌 FA 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에 버금갈 정도로 막대한 돈이 오갔다. 11명이 FA 권리를 행사해 계약 총액 240억원이 넘는 돈잔치를 벌였다. FA 시장이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어 과열 양상을 띠면서 ‘대박’ 계약이 터져나왔다. 정성훈과 이진영이 각각 34억원을 받고 LG에 잔류한 것을 시작으로 각 팀의 치열한 경쟁 속에 몸값이 뛴 김주찬(31)은 총액 5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마무리된 242억 '錢의 전쟁'…LG·KIA 웃고 롯데·한화 '울상'

○FA 1인당 평균 22억원

FA 11명의 계약금과 연봉, 옵션을 포함한 몸값만 242억6000만원이다. 작년 FA 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17명이 FA를 신청해 일본 무대로 진출한 이대호를 제외하고 계약총액 261억5000만원의 화끈한 돈잔치가 벌어졌다.

FA 한 명의 가치를 평균으로 따지면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는다. 올해 FA 1인당 평균 계약총액은 22억여원으로 지난해 16억여원보다 35%가량 늘었다. 내년에 1군에 합류하는 NC 다이노스의 신생팀 특별지명 영입 금액까지 합하면 올 스토브리그에 투입된 돈은 322억6000만원이다. NC는 FA 이호준, 이현곤과 계약한 것 외에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8개 구단에서 8명을 영입하면서 총 80억원을 썼다.

○KIA, ‘최대어’ 김주찬 잡아

각 팀의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1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으며 선수 영입에 총력전을 펼친 LG와 NC, 야수 최대어를 잡은 KIA는 웃고 있다. LG는 먼저 내부 FA 단속에 나섰다. 이진영, 정성훈과 각각 4년 총 34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집토끼’를 잡았고, 삼성 정현욱을 영입해 강력한 불펜을 만들었다. NC는 SK의 4번 타자 이호준을 영입해 중심타자와 팀 리더 부재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고 베테랑 내야수 이현곤을 영입해 수비 조직력을 보완했다.

KIA는 김원섭과 유동훈 등 내부 FA를 잔류시켰고 호타준족의 외야수 김주찬을 영입했다. 테이블세터진을 보강한 KIA는 부상 선수들이 올겨울 제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강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한화와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손해가 가장 큰 팀으로 꼽힌다.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꼴등으로 내려앉으며 전력보강에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FA를 한 명도 잡지 못했다. 부동의 에이스 류현진을 메이저리그로 보내는 상황에서 특별지명으로 불펜투수 송신영까지 NC로 보내면서 투수진에 구멍이 뚫렸다. 롯데는 톱타자와 4번타자를 놓치며 타선 약화가 예상된다. 톱타자 김주찬은 KIA로 이적했고 홍성흔은 총액 31억원에 ‘친정’ 두산으로 돌아갔다.

○보상선수 선정 머리싸움 치열

FA 시장은 마감했지만 보상선수 선정이라는 2차 과정이 남아있다. FA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년 연봉의 200%와 함께 20명 보호선수 이외의 1명을 원 소속팀에 보상해야 한다. 신생팀 NC는 보상선수 없이 연봉의 300%를 보상하면 된다.

롯데는 KIA와 두산으로부터, 삼성은 LG로부터 각각 1명의 보상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 보상선수를 내주는 팀은 전력 누출을 최소화하고, 보상선수를 받는 팀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머리싸움에 들어갔다. 롯데가 KIA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는 야수 김주형 황정립 신종길 등이 꼽히며 투수 진해수 박경태 등이 거론된다. 삼성은 LG에서 보상선수로 김용의 양영동 등 야수 유망주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