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무위 청문회 열리기 어려울듯
또 해외 출장…국회 "강력대응 할 것"

유통재벌 총수 4인방이 청문회에 모두 불참한다.

5일 국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6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모두 출석하지 않는다.

현재 4명 모두 해외에 출장 차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내일 청문회는 사실상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유통업계 총수들은 당시에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해 논란이 일었다.

국감때 불출석한 증인을 대상으로 정무위가 다시 한 번 마련한 이번 자리에도 출석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앞서 국회에 구두상으로 불참을 통보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7일 동남아 출장길에 올라 해외 수반과 장관들을 만나 사업을 논의한 뒤 이르면 주말이나 내주 초에 귀국할 계획이다.

정지선 회장은 현재 중국에 머무르며 현지 업체와 홈쇼핑 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6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역시 사업차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날 홍콩으로 출국, 현지 부동산 개발 업체와 복합쇼핑몰 사업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 부사장은 신세계가 하남에 짓는 복합 쇼핑몰 설계 디자인과 관련한 업무로 영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미국에 머물러온 정 부사장은 허리케인 샌디로 귀국하지 못하고 바로 영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총수들은 여론 악화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입점 수수료 등 청문회에서 논의될 내용에 관해 입장을 충분히 밝힌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다 불가피한 일정때문에 출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문회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증인 채택 이전에 미리 잡힌 사업 일정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청문회만큼 사업도 중요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는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정무위는 청문회에 끝내 증인 4인이 불참하면 회의를 해서 다시 소집을 할지, 국회법에 따라 고발 절차에 돌입할지를 결정한다.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불출석 사유서를 읽어보고 여야가 합의해 대응 절차에 바로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위의 한 관계자는 "출석 요청을 수없이 반복했는데 이번에 다시 불출석하면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의원들이 불출석 증인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내뱉은 말이 있어 이번 일을 그냥 덮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