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휴전 나흘간 사망자 400명 넘어
브라히미 "휴전 실패…유감"‥러' "휴전감시단 재파견 지지"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가 임시 휴전 마지막 날인 29일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반군 거점을 집중적으로 폭격했다고 현지 활동가들이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이날 AFP 통신에 "다마스쿠스 외곽의 반군 거점을 중심으로 시리아 전역에서 오전에만 최소 48차례의 전투기 폭격이 이뤄졌다"면서 "지난여름 전투기 공습이 시작된 이래 가장 격렬했다"고 밝혔다.

정부군과 반군이 와디 다이프 군 기지를 놓고 격전을 벌인 서북구 이들리브 주 곳곳에서도 이날 11차례의 전투기 공습이 이뤄졌다고 인권관측소는 전했다.

정부군은 전날 밤 "테러리스트(반군 지칭)가 반복해서 휴전 합의를 깨고 있다"면서 "테러리스트의 잔당을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이날 다마스쿠스 동남쪽 외곽에 있는 기독교도와 드루즈파(이슬람 시아파 소수종파) 신자 밀집지역 자라마나에서 차량 폭탄 테러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시리아 국영 언론이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최대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은 이슬람 최대 명절 희생제를 맞아 지난 26일부터 나흘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 기간에도 양측의 유혈 충돌은 계속돼 사망자는 400명을 훌쩍 넘는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밝혔다.

휴전을 제안한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공동특사는 "(시리아)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면서 "휴전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히며 유감을 표명하고서 "유엔 평화유지군을 시리아에 파병할 계획은 지금 당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와 관련, "시리아의 유혈 사태 중단을 위해서는 국제 감시활동이 필요하다"며 유엔 휴전감시단의 규모를 확대해 복귀시키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시리아 임시 휴전의 실패에 유감을 표명하며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 즉각 교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반 총장은 이날 서울에서 이같이 밝히고서 "국제사회가 꾸물거릴수록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면서 국제사회에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과 관심을 당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8월 중순 시리아 휴전 감시단의 활동을 종료하고 대신 소수의 감시단 요원으로 구성된 연락사무소만 운영하고 있다.

안보리는 지난 4월 300명 규모의 비무장 군인을 파견해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 이행 여부를 감시키로 했으나 양측의 교전이 계속되는 바람에 6월부터 사실상 활동은 중단됐다.

한편 터키군은 이날 시리아 정부군 29명이 반군을 피해 터키 국경을 넘어 도주하는 동안 시리아 영토에서 발사된 포탄이 자국의 하타이주(州)에 떨어져 즉각 대응사격했다고 현지 아나돌루 뉴스통신이 보도했다.

국경을 넘어온 시리아 정부군 중 5명은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는 터키군 예비군 본부로 후송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