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백화점 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불황의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줄었다. 반면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약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특히 중국인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내국인 매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면세산업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이다.

면세산업이 전통적인 수출산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면세유통업은 중계무역의 한 형태다. 즉 외국산 상품을 수입 통관 전 단계에서 국내에 반입하지 않고 판매해 바로 외국으로 수출하는 산업이다. 이 경우 이익과 고용은 고스란히 국내에 남는 것이기도 하다.

면세산업이 활성화되면 외화 획득이 늘고 국제수지와 여행수지도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요즘처럼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그들이 면세점에서 많이 구매할수록 면세점은 주요 외화 획득 산업으로 떠오른다. 내국인의 경우 해외 과소비를 방지하고 국내에서의 구매를 유도함으로써 외화 유출을 막고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면세산업은 여행 호텔 요식 운송 유통업 등 연관산업이 다양하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 서비스 산업이다. 지난해 면세산업의 고용 인력만 약 1만5000명에 달한다. 제조업과는 달리 서비스업의 특성상 매출 증가가 고스란히 고용 증가로 연결된다. 국산품 매출도 2007년의 3500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원까지 확대되면서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면세점은 국산품 매장 규모를 늘리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국내 면세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신라면세점도 최근 싱가포르에 매장 운영권을 획득함으로써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지만 세계 면세점 업체들과의 경쟁이 쉽지는 않다. 현재 DFS가 지난해 45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독일 하이네만(31억달러)과 스위스 듀프리그룹(30억달러)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세계 면세시장은 지난해 460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 시장은 25%나 신장해 미주(18%)와 중동(14%)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면세산업이 세계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이 되고 있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까지 다른 나라 면세점 업체에 비해 규모나 바잉파워가 작다. 이제는 국가가 면세산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홍주표 < 한국면세점협회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