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기조 성장→복지와 분배 방점 이동
사당화 논란 불구 당장악 권력의지 부각 주목


새누리당의 20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2007년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박 후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상징으로 꼽히는 `일관성'과 `신뢰'는 지금이나 5년 전이나 변함이 없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소신도 크게 달라진게 없고 언행 등 생활 습관에서도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

`드레스코드'도 예전 그대로이고, 헤어스타일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5년이 흐른 지금 박 후보는 여러 가지로 많이 변했다는 것이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한결같은 시각이고 평가이다.

2007년 경선 패배 이후 박 후보는 와신상담 속에 경제와 복지, 안보 등 대권수업에 올인하며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주력했다.

40%를 웃도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이끌며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성장하는 격세지감의 변화가 있었다.

특히 정권을 잡겠다는 '권력의지'가 크게 강화된 것이 그의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면으로 꼽힌다.

5년전 "계보정치, 줄세우기는 안하겠다"는 언급을 되풀이했던 그가 당 비상시기시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난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끈데 이어 사당화 논란 속에서도 당을 장악하는 모습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권력의지가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표' 정책과 메시지가 성장 중심이던 보수에서 복지나 분배를 대변하는 중도나 진보 쪽으로 대폭 이동한 점도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2007년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5년내 선진국 도약의 기적'을 키워드로 내세웠던 박 후보는 올해는 `국민행복을 위한 변화와 희망'에 방점을 찍었다.

경제정책 기조도 `줄ㆍ푸ㆍ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에서 복지와 경제민주화로 급격히 이동했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구한 성장 일변도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국민의 고단한 삶을 해결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분배와 공생의 시대정신을 끌어안은 것이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불균형이 치유되지 않으면 지속적 성장은 가능하지 않다", "경제성장과 복지는 절대로 따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언급을 되풀이해온 박 후보는 구체적 정책으로 지난 2010년 말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제시했다.

이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을 중용하며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 캠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시대 상황을 반영해 정책을 숙성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차이점으로 꼽히는 것은 경선 캠프 구성이다.

자신과의 호흡을 중시하면서 2007년 경선 캠프에 참여한 인사들을 발탁하면서도 현역 의원을 최대한 줄인 채 실무진 중심으로 캠프를 꾸렸다.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와의 `세(勢) 불리기' 경쟁이 과열되면서 참여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들을 대거 기용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과는 다른 점이다.

`용인술'의 변화도 눈에 띈다.

삼고초려도 불사하며 인선 과정을 일일이 챙긴 결과 김종인ㆍ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외부 인사 중심의 `작은 캠프'를 구성했다.

이런 변화는 포용력 부재라는 비판을 털어내고 정치보다는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유력한 경선 후보에서 집권여당의 대권 주자가 된 박 후보는 지금까지 보여온 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치 행보에서 불통의 이미지를 불식하면서 더욱 과감한 개혁 정책을 내놓는 동시에 대선 캠프 구성에서 다양한 진용을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은 "앞으로 한 달은 바짝 뛰어야 하는 기간"이라며 "말이나 행동에서 180도 변해야 한다"고 했으며, 최경환 총괄본부장도 "`박근혜가 바꾸네'가 캠프의 캐치프레이즈였는데 이제 `박근혜가 바뀌네'라고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이준서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