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에 2% 이상 오르며 1880선을 회복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회의를 앞두고 각국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이어진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20포인트(2.07%) 오른 1881.99를 기록했다. 지수가 1880선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달 21일(종가 1889.15) 이후 한 달 반여 만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과 관망세를 나타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에 앞서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증시는 이탈리아 국채발행 성공과 ECB와 연준의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 1%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는 소폭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가 이내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완연하게 돌아선 뒤 기관까지 가세하자 상승폭을 크게 확대했다. 장 후반에는 상승폭을 3% 가까이 확대하며 1896.83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 통화정책 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거 매수에 나섰다"며 "다만 결과 발표가 기대치를 충족시킬지 여부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매수에 나서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6073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기록, 사흘째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 매도 우위를 나타냈던 기관은 이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5112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7800계약 이상 순매수하면서 전체 프로그램은 718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차익거래를 통해서는 4242억원, 비차익거래를 통해서는 2946억원이 들어왔다.

반면 개인은 이날까지 닷새째 매도 우위를 유지한 채 1조97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0.30%) 섬유의복(-0.30%)를 제외하고는 모두 뛰었다. 은행 4.06%, 운수장비 2.58%, 전기전자 2.50%, 건설업 2.80%, 제조업 2.17%, , 증권 2.72%, 기계 1.62% 등이 상승했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올랐다. 시총 50위권 내에서는 삼성생명(-0.22%)과 한국전력(-0.78%) 만이 떨어졌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는 2%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는 5~6%대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를 비롯 567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1개 등 253개 종목은 미끄러렸다. 77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현물과 차익 프로그램으로 시장을 쌍끌이로 끌고가면서 지수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외국인의 선물 청산성(기존 매도 포지션) 매수분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는 1~2거래일 정도도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외국인과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거래일 기준 사흘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5포인트(0.46%) 오른 467.61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91억원, 8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18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사흘쨰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0.62%) 내린 1130.6원에 장을 끝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