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시공능력 4년째 1위…대우, 톱3 탈환
올해 발표된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급순위)에서는 대우건설이 ‘톱3’에 진입한 반면 두산건설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중견 건설사 중에서는 호반건설 동원개발 등의 순위가 크게 뛰었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및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건설사들은 대부분 뒷걸음질쳤다.

현대건설 4년 연속 1위

국토해양부는 전국 1만540개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시공능력을 평가한 결과 현대건설이 시공능력평가액 11조7108억원으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건설에 이어 2위와 3위에는 각각 삼성물산(10조1002억원), 대우건설(9조2224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후 경영평가점수가 좋지 않아 지난해 6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 덕분에 세 계단 뛴 3위로 올라섰다.

GS건설(8조9002억원) 포스코건설(8조1298억원) 대림산업(8조556억원) 롯데건설(5조240억원) 현대산업개발(4조6029억원) SK건설(4조15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그룹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자리가 뒤바뀐 것도 눈길을 끈다. 두산중공업(2조9795억원)은 두 계단 올라 10위로 새롭게 ‘톱10’에 진입한 반면 작년에 10위였던 두산건설(2조4051억원)은 대규모 적자 탓에 올해 12위로 처졌다.

한편 시공능력평가액수는 조달청의 등급별 유자격자명부제도와 중소 건설사를 보호하기 위한 ‘도급하한제도’의 근거로 활용된다. 도급하한제는 건설사들이 단일 공공공사를 수주할 수 있는 최대 범위를 의미한다. 예컨대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수가 11조7108억원이기 때문에 단일공사 기준으로 이 액수 범위에 있는 공사까지만 수주가 가능하다.

◆워크아웃 건설사 추락

주택시장의 신흥 강자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강세를 보였다. 호반건설은 32위로 지난해(49위)보다 17계단이나 뛰었다. 아파트 분양 호조가 지속된 데다 유동성도 개선돼 부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부산과 충북 대표업체인 동원개발과 대원도 각각 98위, 96위에서 63위, 76위로 뛰어올랐다. 광주업체 이지건설의 관계사인 남흥건설도 ‘이지더원’ 아파트의 분양 성공으로 34계단 뛴 85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명건설(106위→86위) 강산건설(107위→88위) 금성백조(125위→94위) 보성(124위→95위) 등도 새롭게 100위 내에 진입했다.

워크아웃·법정관리 건설사는 약세를 보였다. 워크아웃 상태인 금호산업은 17위로 3계단 밀렸다. 지난해 40위였던 임광토건은 올해 64위로 24계단 미끄러졌다.

남양건설도 43위에서 52위로 9계단 내려앉았고 삼호는 53위로 7계단 뒷걸음질쳤다. 우림건설과 신일건업도 각각 71위, 83위로 10여계단씩 하락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 장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사의 부침도 심해지고 있다”며 “워크아웃 건설사를 대신해 신흥 주택업체들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내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공능력평가 제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정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공사 발주자가 시공사를 선정할 때 적정성 판단을 할 수 있는 평가지표 역할을 한다. 개별 건설사들의 최근 3년간 건설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취합해 산출해내고, 매년 7월 말 공시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