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금애 `첫금메달' 소식 새벽에 신속 타전
"김정은체제 첫 국제행사…주민결속에 활용"

북한 매체들이 올림픽 개막식 내용과 경기 일부 장면을 편집해 보도하고 첫 금메달 소식을 신속하게 타전하는 등 북한도 `올림픽 모드'에 돌입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9일 오후 10시30분께 약 16분간 올림픽 개막식을 간추려 방영한 뒤 조정과 양궁 남자단체전 등을 편집해 녹화중계했다.

중앙TV는 30일 밤에도 올림픽 관련 소식을 보도할 예정이다.

북한의 이번 올림픽 중계는 최근 방북한 김인규(KBS 사장)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회장이 북한 중앙방송위원회(KRT)와 방송 중계권을 최종 합의함에 따라 가능해진 것이다.

북측은 중계권·방송제작·송출 등 전반적인 사항을 지원받는 대신 소정의 방송중계권료를 납부하기로 했다고 ABU 측은 밝혔다.

북한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최소 200시간 이상의 중계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들은 메달 소식을 전하며 올림픽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중앙통신은 30일 오전 5시59분께 여자유도 52㎏급에 출전한 안금애 선수의 첫 금메달 소식을 신속하게 타전했다.

북한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론하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중앙통신은 지난달 8일 익명의 체육관계자를 인용, "우리는 제30차 올림픽경기대회에서 종전보다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할 목표를 세워놨다"고 말했다.

역대 금메달리스트와 이번 대회 출전 선수를 일일이 조명하기도 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12일 리명순(탁구선수), 김미경(여자마라톤), 김충심·이성희(여자축구) 등 간판급 선수들을 소개했고,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4일 북한의 역대 금메달리스트와 그들의 주요 경기장면 등을 상세히 조명했다.

이 같은 기대와 응원에 힘입은 북한은 29일(현지시간) 여자유도 52㎏급에서 안금애(32) 선수와, 남자역도 56㎏급에서 엄윤철(21) 선수가 각각 금메달을 따며 돌풍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올림픽에 보이는 높은 관심에 대해 "`강성대국'을 맞아 오랫동안 준비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올해는 북한이 `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으로 선전해온 `강성대국' 원년이 되는 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30일 "금메달은 하루아침에 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북한이 강성대국을 준비하면서 국제적 위신도 높이기 위해 스포츠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도 기울여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올림픽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들어 처음 열리는 국제행사인 만큼 북한이 주민결속을 강화하고 영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심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실제로 안금애 선수는 금메달을 확정한 직후 "김정은 동지에게 금메달로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기쁠 수 없다"는 소감을 밝혔고, 엄윤철 선수 역시 "내 실력 향상의 비결은 따로 없다" "김정일 동지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 때문"이라며 김정일 부자에게 공을 돌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