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칼럼] CD금리 조작사건 시말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官製 금리시장의 필연적 부작용
케인시안 금리조작이 더 큰 해악
정규재 논설실장 jkj@hankyung.com
케인시안 금리조작이 더 큰 해악
정규재 논설실장 jkj@hankyung.com
아무래도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똥볼을 세게 찬 것 같다. 국민들이 대출 이자를 더 물고 있는 CD담합을 손봐주겠다는 결기까지는 좋았는데 공정위가 건드리기에는 벌집이 너무 크고 복잡하다. 백화점 수수료도 내렸고 정유사 등 업종을 돌아가면서 공정위의 매서운 손맛을 보여주는 중이었다. 이제 은행은 물론이고 증권사도 손 봐줄 작정이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문제도 작용했을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떡하니 버티고 앉아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내부기구화하고 말았으니 체면도 구기게 되었다. 국민도 보호하고 이자도 내리고 무엇보다 엄중하게 관할권을 선언할 수도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가 바로 CD금리 담합을 파헤치는 초대형 과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태가 너무 커져버렸다. 리니언시를 통해 한두 명 정도만 자백시키면 간단하게 끝낼 일이라고 생각했건만 결과는 럭비공처럼 튀고 있다. 금융위원장이 반발하는 데다 청와대까지 째려본다. 어어! 하는 순간에 무언가 잘못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꼴이다. 국민들로서는 이명박 정부에 더한층 실망한다는 반전극이다.
금융위를 비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금리 담합을 옹호할 까닭도 없다. 어떻든 조사에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횡설수설이-그렇게 하면 꼬리라도 자를 수 있다는 것처럼-다급히 등장하게 되어버린 상황이다. 사실 금융상품의 가격 담합은 대체로 정부의 작품이다. 보험 가격(보험료)도 마찬가지다. 금리는 대체로 정책 수단이다. 아니 중앙은행 제도가 바로 그 관제금리와 담합금리를 만들어 내는 창구 아닌가 말이다. 이것을 우리는, 경기가 나쁘면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금리를 낮춘다는 케인시안 화폐타락의 예견된 파국이라고 불러 마땅하다. 화폐발행을 독점하고 금리를 제멋대로 결정하는 중앙은행 제도에 대한 혐오감은 충분히 그 근거가 있다.
영국의 잉글랜드 은행이 1694년 왕실은행으로 특별면허를 받은 것도 왕실채무를 국가채무로 전환해주는 대가였던 것이어서 보기에 따라 중앙은행 제도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벌이는 출발점이었다. 국가의 사기는 종종 정당화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지금도 많다. 학자들조차 국가의 오류는 대개 주어진 조건으로 인식한다. 21세기 서브프라임 사건까지 그 어떤 금융사기에도 국가가 개입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최초의 금융거품이라는 1720년 영국의 남해거품이나 프랑스의 미시시피 사기사건도 정부가 개입해 특권을 만들어내고 개발 이권을 보장한 대가로 벌인 주가조작이었다. 정부의 국가채무를 주식으로 바꿔주는 대가, 다시 말해 대중의 부담으로 전환해주는 대가로 국영회사에 개발특허를 주었던 것이 거품의 역사적 출발이었다. 지금은 국가 부채를 더 발행하기 위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어 놓는 동일한 유형의 금융사기가 경기부양이라는 미명 아래 공공연히 횡행하고 있다.
리보금리를 담합한 혐의로 바클레이즈를 비롯한 대형 국제은행들이 심판대에 서 있다. 그러나 처벌이라는 것은 과징금이 전부다. 이들 은행은 왜 금리를 담합했고 당국은 그 사실을 지금껏 눈감아 왔을까. 물론 이는 정부가 시장의 자유 화폐를 부인하고 화폐 발행을 국가독점으로 만들었을 때부터의 오랜 관습일 수도 있다. 만일 누구라도 정부 의중과 다른 방향으로 금리를 유도해 간다면 그는 필시 금리조작으로 감시받게 된다. 미국 정부의 의도된 금리방향을 거스르는 채권매매는 언제나 조작으로 처벌 받는다. 아니, 그것을 조작이라고 부른다. 아예 내놓고 금리담합을 유도하거나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정치인은 이자제한법을 주물럭거리면서 금리에 개입한다.
은행의 담합이 아닌, 정부의 명령이 실은 더 큰 범죄다. 은행업이 국가 면허제도로 운영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언제나 작은 범죄만 처벌 받는다. 은행을 국제적인 메가뱅크로 키우려면 지금의 이익도 너무 작다는 주장이 줄곧 있어왔다. 예대마진도 수수료도 너무 작다는 것이다. 은행도 소수정예화하자는 것이 김석동 위원장의 계획이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을 통합하면 이제는 불편한 담합이 아니라 당국의 전화 한 통이면 금리 따위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 국가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반자유주의 금융제도는 그렇게 타락하고 있다. 에잇 고약한!
정규재 논설실장 jkj@hankyung.com
그런데 사태가 너무 커져버렸다. 리니언시를 통해 한두 명 정도만 자백시키면 간단하게 끝낼 일이라고 생각했건만 결과는 럭비공처럼 튀고 있다. 금융위원장이 반발하는 데다 청와대까지 째려본다. 어어! 하는 순간에 무언가 잘못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꼴이다. 국민들로서는 이명박 정부에 더한층 실망한다는 반전극이다.
금융위를 비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금리 담합을 옹호할 까닭도 없다. 어떻든 조사에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횡설수설이-그렇게 하면 꼬리라도 자를 수 있다는 것처럼-다급히 등장하게 되어버린 상황이다. 사실 금융상품의 가격 담합은 대체로 정부의 작품이다. 보험 가격(보험료)도 마찬가지다. 금리는 대체로 정책 수단이다. 아니 중앙은행 제도가 바로 그 관제금리와 담합금리를 만들어 내는 창구 아닌가 말이다. 이것을 우리는, 경기가 나쁘면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금리를 낮춘다는 케인시안 화폐타락의 예견된 파국이라고 불러 마땅하다. 화폐발행을 독점하고 금리를 제멋대로 결정하는 중앙은행 제도에 대한 혐오감은 충분히 그 근거가 있다.
영국의 잉글랜드 은행이 1694년 왕실은행으로 특별면허를 받은 것도 왕실채무를 국가채무로 전환해주는 대가였던 것이어서 보기에 따라 중앙은행 제도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벌이는 출발점이었다. 국가의 사기는 종종 정당화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지금도 많다. 학자들조차 국가의 오류는 대개 주어진 조건으로 인식한다. 21세기 서브프라임 사건까지 그 어떤 금융사기에도 국가가 개입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최초의 금융거품이라는 1720년 영국의 남해거품이나 프랑스의 미시시피 사기사건도 정부가 개입해 특권을 만들어내고 개발 이권을 보장한 대가로 벌인 주가조작이었다. 정부의 국가채무를 주식으로 바꿔주는 대가, 다시 말해 대중의 부담으로 전환해주는 대가로 국영회사에 개발특허를 주었던 것이 거품의 역사적 출발이었다. 지금은 국가 부채를 더 발행하기 위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어 놓는 동일한 유형의 금융사기가 경기부양이라는 미명 아래 공공연히 횡행하고 있다.
리보금리를 담합한 혐의로 바클레이즈를 비롯한 대형 국제은행들이 심판대에 서 있다. 그러나 처벌이라는 것은 과징금이 전부다. 이들 은행은 왜 금리를 담합했고 당국은 그 사실을 지금껏 눈감아 왔을까. 물론 이는 정부가 시장의 자유 화폐를 부인하고 화폐 발행을 국가독점으로 만들었을 때부터의 오랜 관습일 수도 있다. 만일 누구라도 정부 의중과 다른 방향으로 금리를 유도해 간다면 그는 필시 금리조작으로 감시받게 된다. 미국 정부의 의도된 금리방향을 거스르는 채권매매는 언제나 조작으로 처벌 받는다. 아니, 그것을 조작이라고 부른다. 아예 내놓고 금리담합을 유도하거나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정치인은 이자제한법을 주물럭거리면서 금리에 개입한다.
은행의 담합이 아닌, 정부의 명령이 실은 더 큰 범죄다. 은행업이 국가 면허제도로 운영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언제나 작은 범죄만 처벌 받는다. 은행을 국제적인 메가뱅크로 키우려면 지금의 이익도 너무 작다는 주장이 줄곧 있어왔다. 예대마진도 수수료도 너무 작다는 것이다. 은행도 소수정예화하자는 것이 김석동 위원장의 계획이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을 통합하면 이제는 불편한 담합이 아니라 당국의 전화 한 통이면 금리 따위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 국가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반자유주의 금융제도는 그렇게 타락하고 있다. 에잇 고약한!
정규재 논설실장 jkj@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