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ㆍ산은ㆍ사모펀드 행보에 관심 집중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올해는 성공할 수 있을까.

`메가뱅크', `삼각 빅딜' 등 아직은 여러 설만 무성하다.

다만 KB금융, 산은금융, 사모펀드 등 인수 가능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만 매각이 성사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달 27일까지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한다.

매각 대상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희망자로 떠오른 곳은 KB금융지주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이 최근 박병권 노조위원장을 만나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을 언급한데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까지 나서 KB와의 합병에 긍정적인 발언을 연일 쏟아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KB금융이 인수 금액의 최대 2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지분은 합병 후 새로 출범할 지주사의 주식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KB금융으로서는 현금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합병 후 지나치게 비대해질 조직 및 인력 문제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소매점포 수를 합치면 2천100여개에 달한다.

인력도 3만7천명에 육박해 1만7천명가량인 `하나+외환은행'의 2배가 넘는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노조가 합병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나선 것도 합병 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을 두려워한 데 있다.

여기에 새롭게 급부상한 시나리오는 KB금융, 우리금융, 산은금융 등 3개 금융기관의 `삼각 빅딜'이다.

KB금융이 우리금융과 합병한 후 우리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을 산은금융에 매각한다는 것. 우리은행의 942개 지점을 매각하더라도 국민은행은 1천165개에 달하는 지점이 남아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중복 지점만 산은에 넘길 수도 있다.

KB금융은 경쟁력이 뛰어난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부문과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있고, 산은은 그토록 염원하던 소매금융을 대폭 확충할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셈이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도 최근 사석에서 우리은행 인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KB가 우리금융을 인수한 후 소매금융 부문을 다시 떼어내 산은에 넘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 정권 내에 마무리짓지 못하고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면 논의 자체가 백지화할 수 있다.

사모펀드의 움직임도 변수다.

지난해 2차 매각 때는 3개 사모펀드가 입찰참가의향서(LOI)를 냈으나 정작 예비입찰에 참가한 곳은 1곳에 불과해 `유효경쟁'에 실패했다.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이 성립하려면 복수의 투자자가 입찰 참가 의사를 밝혀야 한다.

지난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MBK파트너스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만약 KB금융 외에 입찰 참가자가 없으면 이번 3차 매각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수조원에 달하는 우리금융 인수대금을 마련하려면 전략적 투자자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시기에 대형 투자자를 구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나 실패했던 우리금융 매각이 이번에도 쉽게 진행될 리 없다.

KB금융, 산은금융, 사모펀드 등 3대 인수 가능 주체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빅딜이 성사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고유선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