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오는 10월에 주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자문총장 간담회가 어제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미래 인재상(像)에 대한 대학 총장들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였다. 물론 총장들의 문제 의식에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다. 어떤 인재를 양성하느냐가 바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학 총장들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며 인성이 올바른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고 한결같이 권고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대학 내 기존 커리큘럼이나 지식 전달 위주의 강의로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창조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융·복합 사회에 맞춰 인재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한국 대학들은 그저 스펙 쌓는 곳 정도로 변질돼가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토익과 각종 자격증을 따느라 여념이 없다. 스펙만이 안정적인 고연봉의 기업에 취업하는 지름길이라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구조가 더욱 닫힌 사회를 만들고 지역 불균형을 낳으며 사회적 위화감만 초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창의력과 개척정신이 강조되는 21세기의 인재상을 바랄 수 없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한국이 열린 사회로 가기 위해선 비뚤어지고 낡은 교육관과 인재관을 폐기해야 한다. 학력과 학벌 스펙보다 능력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최근 금융회사와 대기업들이 우수한 실업계 고교 졸업자들을 선발하고 삼성도 지방대 졸업자들을 많이 채용하려는 것은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사회개혁이기도 하다.

올해 한경 인재포럼은 ‘교육이 최고의 복지다’를 주제로 한다. 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학력 신앙을 없애고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이 돼야 한다.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는 총장들의 고언을 새겨들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