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봉 한-아세안센터 팀장,국 제기구서 활약하는 마이스人
-국내 마이스업계, "아세안시장 주목 할 필요 충분"


최근 발표한 국제회의연합(UIA)의 자료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인 싱가폴이 연간 919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1위에 등극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있는 일 이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은 상위권을 형성했고 우리나라는 2010년 대비 두 계단 상승한 6위에 랭크돼 국내 마이스산업에 대한 열기를 입증했다.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싱가폴,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 이들 국가에는 모두 국제기구의 본부 또는 사무국이 존재한다.

국제기구가 국제회의와 연관성이 높은 이유는 국가와 단체 간의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상호 협력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도시별 개최 순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725건)를 비롯해 브뤼셀(486건), 파리(394건), 빈(257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주 '스토리인마이스'는 한국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간 유일한 국제기구로서 국내에 본부를 두고 있는 문기봉(사진) 한-아세안센터 팀장을 만났다.

O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관계증진 '올인'... 마이스 효과 '탁월'

한-아세안센터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이다.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10개국이 당사국이다.

우리나라가 이들과의 관계수립 20주년을 기념해 무역과 투자, 관광과 문화교류 등 상호협력을 목적으로 2009년 3월 설립한 국제기구다.

대기업 MD(상품기획) 출신인 문 팀장은 센터 설립과 함께 무역투자부에 입사했다. 한국과 아세안 기업 간 무역과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전시회, 투자유치설명회, 특별관(ASEAN Pavilion) 등을 운영하는게 그의 역할이다.

문 팀장은 "회원국 간에 무역투자 증진에서 전시,박람회를 비롯한 세미나와 같은 마이스는 훌륭한 수단"이라며 "국내,외 행사중 분야와 성격이 부합하는 4~5개에 행사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행사는 무엇일까. 센터는 지난해 식품, 의류, 보석, 가구분야 국내 전시회에 대규모 아세안 특별관을 구성해 참가했다. 지난 6월 8일에는 신세계 백화점과 공동으로 '아세안 명품 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The Beauty of ASEAB'을 테마로 3일간 개최된 '아세안 명품 박람회'는 라오스,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4개국 장인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 패션소품, 홈 인테리어 용품 등 프리미엄 제품들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아세안 회원국의 식품분야는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 받는 분야이다. 웰빙에 슬로우 푸드를 선호하는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건강식이기 때문.

지난해 참가한 식품전시회에서는 아세안 국가별 기업부스 외에 '아세안 키친(ASEAN Kitchen)'을 설치, 운영했다.

국내와 현지에서 요리사를 직접 초청해 아세안 재료와 제품들을 갖고 직접 국내 바이어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요리를 직접 해 보이면서 시식까지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홍보부스 안에서 펼치는 단순한 제품 설명뿐아니라 내포된 가치와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자는 취지였는데 결과는 대 성공 이었다고.

O아세안 국가 '상호보완성' 탁월, 마이스업계 주목해야

문 팀장은 "아세안은 한국과의 교역량에 있어서도 이미 유럽연합(EU)보다 크다"며 교역구조에 있어서도 상호 보완적인 구조를 가진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또 그는 "앞으로 한-아세안의 협력 관계가 세계 경제의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호 협력을 통해서 실질적인 윈-윈 비즈니스가 성사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식품 산업만 놓고 봐도 그렇다. 원재료가 풍부한 아세안시장과 우수한 기술력과 유휴 장비가 풍부한 한국 시장은 '찰떡 궁합' 이라는게 문 팀장의 지론이다.

실제로 국내 식품전에 초청받는 아세안 식품 기업들은 전시기간 내내 제품을 홍보하는 것 이상으로 설비 찾기에 열을 올린다고 한다. 국내 우수한 기계 설비를 현지 공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서로에게 절실한 것을 나눠가지고 있는 셈.

마이스 일에 만족도는 어떨까. 문 팀장은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PEO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제기구라는 특수성 때문에 '관계' 증진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회원국의 비즈니스 활성화는 물론 그 나라의 생활, 문화, 예술 등 종합적인 관계증진까지 함께 알려야 하기 때문에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고 한다.

그는 오랜기간 대기업 상품기획 업무로 쌓은 경험과 안목으로 볼 때 아세안 기업 제품이 한국 시장에 보다 효율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아직까지 동남아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해 아세안 제품의 우수성과 가치는 물론 시장에 대한 잠재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마이스업계가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통해 시너지를 높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

1년에 2~30%를 해외 출장으로 보내 다보면 힘들 법도 하다. 하지만 문 팀장은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에서 책상 위에 쌓여있는 참가 업체들의 감사편지를 만나면 사명감과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지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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