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불확실성 해소…외국인 움직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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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전격 구제금융 - 정부, 긴급 모니터링 착수
정부와 한국은행은 스페인의 전격적인 구제금융 결정이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일단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설이 퍼진 지난 8일 미국 증시나 역외선물환(NDF) 시장 반응을 볼 때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로 오히려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비해 11일 국내 주식과 채권을 팔아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건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비상점검체제 가동
정부와 한은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소식이 전해진 10일 긴급 시장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규모와 시기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유로지역이 그리스 재선거 전에 방화벽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득갑 삼성경제 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구제금융이 신속히 이뤄질 경우 은행 부실 확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로 구제금융 신청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 변심 여부에 관심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차분히 대응할 수 있는 건 지난 5월 이후 국내 증시와 외환, 채권시장이 2008년 9월과 2011년 8월 위기에 비해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경 한은 금융시장부장은 “시장 불안은 주식, 환율 쪽에 국한적으로 나타났고 채권시장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4월 말 대비 145포인트(7.3%) 하락했다. 이 기간 원·달러환율은 35원40전(3.1%) 상승했다. 주가나 원화값이 하락하긴 했으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출렁였던 작년 8~9월의 코스피지수 낙폭(-17%)이나 환율 상승폭(11.7%)에 비해서는 양호하다. 3년물 국고채금리는 3.25%로, 4월 말에 비해 오히려 0.20%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6300억원어치를 순투자했다.
하지만 문제는 11일 외국인의 변심 여부다. 유럽계 투자자금은 5월 말 현재 주식시장에서 110조원, 채권시장에서 25조원에 이른다.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한국 투자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된 국고채와 통화채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외국인 순투자는 6조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은 통상 1주일 내 재투자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이 자금을 재투자하는지, 아니면 해외로 빼 나가는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서정환/장창민 기자 ceoseo@hankyung.com
정부는 일단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설이 퍼진 지난 8일 미국 증시나 역외선물환(NDF) 시장 반응을 볼 때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로 오히려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비해 11일 국내 주식과 채권을 팔아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건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비상점검체제 가동
정부와 한은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소식이 전해진 10일 긴급 시장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규모와 시기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유로지역이 그리스 재선거 전에 방화벽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득갑 삼성경제 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구제금융이 신속히 이뤄질 경우 은행 부실 확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로 구제금융 신청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 변심 여부에 관심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차분히 대응할 수 있는 건 지난 5월 이후 국내 증시와 외환, 채권시장이 2008년 9월과 2011년 8월 위기에 비해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경 한은 금융시장부장은 “시장 불안은 주식, 환율 쪽에 국한적으로 나타났고 채권시장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4월 말 대비 145포인트(7.3%) 하락했다. 이 기간 원·달러환율은 35원40전(3.1%) 상승했다. 주가나 원화값이 하락하긴 했으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출렁였던 작년 8~9월의 코스피지수 낙폭(-17%)이나 환율 상승폭(11.7%)에 비해서는 양호하다. 3년물 국고채금리는 3.25%로, 4월 말에 비해 오히려 0.20%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6300억원어치를 순투자했다.
하지만 문제는 11일 외국인의 변심 여부다. 유럽계 투자자금은 5월 말 현재 주식시장에서 110조원, 채권시장에서 25조원에 이른다.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한국 투자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된 국고채와 통화채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외국인 순투자는 6조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은 통상 1주일 내 재투자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이 자금을 재투자하는지, 아니면 해외로 빼 나가는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서정환/장창민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