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경영은 제도와 규제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나의 기업문화로 정립돼야 한다.”

얀 엘브라트 한국지멘스 준법감시인(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 몇 년간 준법 수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 차원의) 제도나 규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업 최고경영진의 시각변화와 프로세스를 통한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멘스는 준법감시인 제도를 가장 활발하게 시행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꼽힌다. 전 세계 지사에 600명의 준법감시인을 두고 있다.

엘브라트 감시인은 “준법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준다는 시각도 있지만 지멘스의 경우 수익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들을 책임지고 보호해 준다고 인식하면서 강한 동기부여를 받고 있다”며 “청렴한 기업이미지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데다 인재 채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지멘스는 지난해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함께 동북아기업윤리학교(NABI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준법, 윤리경영 사례를 대학생들에게 소개하고 기업·학계·학생들이 바람직한 준법경영 모델을 연구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포스코, GS건설, 교보생명, KT, 한국전력, 홈플러스, SK C&C, 한국지멘스 등 8개 기업이 참여했다.

그는 “1차연도 프로그램을 지난 2월 마치고 다음달 2차연도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위해 참여기업을 모집 중”이라며 “대학생의 청렴 비즈니스 리더십을 키울 뿐 아니라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멘스는 2, 3차연도 프로그램에 걸쳐 16개 기업과 60명의 대학생을 모집해 NABIS커뮤니티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