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는 은행업 대표주다. 그러나 2010년 초 이후 신한지주 주가는 코스피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4만원대 안팎으로 2010년 초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신한지주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인 2007년엔 6만원을 웃돈 적도 있다.

물론 이는 신한지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KB금융 우리금융 등 여타 은행주들의 주가 흐름 역시 신한지주와 별 차이가 없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은행업종의 리스크가 부각된 데다, 은행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은행주를 과연 지금 사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전문가들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다수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이 1배 미만으로 떨어져 있어 저평가 매력이 있는 데다, 국내 경기가 다시 확장국면으로 돌아서면 은행주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은행주 주가 상승을 이끌 만한 강력한 모멘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주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지만 신한지주 주가는 상대적으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은행업종 최선호주로 신한지주를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무엇보다 실적면에서 돋보인다. 하나대투증권은 신한지주의 1분기 순이익이 8176억원으로 은행권 최고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우증권은 이보다 조금 낮은 7451억원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47% 급증한 수준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에는 하이닉스 지분 매각이익 1132억원과 지분증권 매각이익 356억원이 발생해 일회성 이익이 많다”면서도“은행권의 순이자마진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중에도 신한지주는 0.02%포인트 하락에 그치는 등 실적과 관련한 전반적인 지표는 양호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자산건전성이 다른 은행에 비해 양호한 것도 신한지주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구 연구위원은 “정부 규제의 여파로 은행의 수익 창출 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어 비용 관리를 통한 자산건전성 유지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신한지주는 그동안 자산성장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은 다만 “신한지주는 다른 은행에 비해 성장성이 더디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는 하나대투증권은 5만6000원을 제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