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들 사이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할 때도 분산투자하는 게 트렌드입니다. 수십억원의 금융자산을 70개 ELS에 나눠서 투자하는 사람도 있죠.”(한국투자증권 관계자)

ELS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사상 최초로 5조원을 넘어섰다. ELS는 투자 규모가 작은 개미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었다. 보통 연 10~15%의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초보’ ELS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몰빵’ 투자다. 특정 ELS에 원금 전부를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 ELS의 장점은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다. 반면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투자금이 최장 3년까지 묶일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여유자금을 특정 ELS에 투자했다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수익 실현이 미뤄지면 투자 기간에 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낭패를 볼 수 있다. 서울 도곡동에서 영업 중인 한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장은 “남편 몰래 수억원의 급전을 마련해야 하는 고객이 있었는데, 작년 8월 유럽 재정위기가 터지는 바람에 ELS의 투자 기간이 연장돼버렸다”며 “이 고객은 결국 제2금융권 대출을 받아 가까스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2008년과 지난해 두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ELS에 투자하는 부자고객들도 상당히 신중해졌다”며 “요즘은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꼼꼼하게 따져 분산투자하는 것은 기본이고 6개월에 한 번 찾아오는 수익 실현 기회를 3~4개월로 줄인 상품, 지수형·종목형, 원금 보장형·비보장형 ELS 등에 다양하게 투자해 손실 위험을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