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핫도그 소비량이 가장 많다는 시카고에 "핫도그가 엉덩이 암을 유발한다(Hot Dogs Cause Butt Cancer)"는 대형 경고 간판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책임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협회(PCRM)'가 이틀 전 시카고 교통 요지에 설치한 이 간판은 핫도그 애호가들인 이 곳 주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간판에는 경고 문안 뿐아니라 환자복을 입고 핫도그를 손에 든 남성이 난처한 표정으로 자신의 부풀어 오른 엉덩이를 내려다보는 풍자 만화도 함께 그려져 있다.

PCRM 측은 "여러 연구를 통해 가공육 섭취가 대장(결장)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시카고 사람들에게 이를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간판 설치 이유를 밝혔다.

시카고는 양귀비 씨가 뿌려진 빵 사이에 쇠고기 프랭크 소시지와 토마토, 피클, 양파, 고추절임 등 각종 야채를 끼워넣고 케첩없이 머스터드만 뿌려 먹는 독특한 스타일의 핫도그로 유명하다.

미 중서부 교통 요지로 육가공 산업이 발달한 시카고에는 미국의 양대 핫도그용 소시지 제조업체인 크래프트 푸즈(오스카 마이어)와 사라리(볼파크) 본사가 위치해있고 여느 패스트푸드 체인에 비해 핫도그 가게를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인들의 핫도그 소비량은 한 해 20억 개. 특히 시카고 사람들의 핫도그 섭취량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PCRM 측은 "매년 14만명이 대장암 진단을 받고 이 가운데 5만명이 사망한다"며 "매주 조금씩 가공육을 먹는 것만으로도 암 발병률은 높아진다.

핫도그(소시지) 뿐아니라 베이컨과 햄, 가공 칠면조 등의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3명 가운데 1명은 가공육 섭취로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신체 부위가 어디인지 몰랐고 39%가 결장이 대장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 "가공육을 매일 섭취할 경우 사망 위험이 20% 이상 증가한다"면서 "붉은 살코기 가공육의 경우 대장암 뿐아니라 전립선 암 등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