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미숙한 사고 처리 도마.."경찰 수신호 잘못 알고 그대로 진행했다"

교통사고 처리 현장을 피하지 못한 차량들이 잇달아 연쇄사고를 내면서 2명이 숨졌다.

경찰의 미숙한 사고처리가 대형사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오전 5시55분께 전남 나주시 남평읍 수원리의 한 도로에서 정모(42)씨가 운전하던 베르나 승용차가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나주경찰서 경찰관 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은 정씨가 "보험처리를 하겠다"고 하자 철수하기 위해 순찰차에 탑승했다.

그러나 30여분 뒤인 오전 6시24분께 정모(41)씨의 스포티지 차량이 갓길에서 전화통화 하던 베르나 운전자 정씨를 친 뒤 순찰차, 전신주와 잇달아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스포티지 운전자 정씨가 현장에서 숨졌고 베르나 운전자 정씨는 도로 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경찰은 다급하게 나와 교통 통제를 했으나 10여 분 후 이번에는 김모(41)씨가 운전하던 싼타페 차량이 도로에 쓰러져 있던 베르나 운전자 정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해 정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산타페 운전자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경찰의 수신호를 보고 진입하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진술했다.

사고지점은 왼쪽으로 굽은 구간이라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큰 곳이었고 노면에 습기가 많은 상태였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미흡한 사고 처리로 2차, 3차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각각의 사고 사이에 사고처리를 할 수 있는 20분, 10분가량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첫 번째 사고 운전자 피해가 경미했고 음주 등 혐의가 없어 현장에서 철수하려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19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도로에 쓰러진 정씨를 함부로 옮길 수 없었기에 정씨를 그대로 두고 교통 통제를 시도했으나 수신호를 오인한 산타페 운전자가 현장을 그대로 통과해 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베르나 운전자의 사망 시점 및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나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