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온난화 억제 목표로 설정된 `기온 2℃ 상승' 으로는 온난화에 따르는 재난을 막을 수 없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7일 보도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GISS) 과학자들은 여러 차례 빙하기를 겪은 지난 수백만년 동안의 기후 변화 역사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상의 지표라면서 이를 볼 때 기후는 생각보다 온실가스에 더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지구물리학연맹(AGU) 연례 회의에서 밝혔다.

제임스 핸슨 GISS 소장은 "고대 기후 기록을 보면 온난화의 `위험한 수준'은 몇년 전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코펜하겐 회의에서 2℃ 상승을 목표 수준으로 협상한 것은 사실상 장기적 재난을 지향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빙상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지구 표면의 햇빛 반사율이 줄어드는 등 상황을 악화시킬 변화의 신호들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핸슨 소장은 지구 표면 온도가 2℃ 올라가면 북극의 얼음이 사라지고 해수면이 수십미터 상승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 지는 지금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과는 다른 지구가 돼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2℃ 상승이라는 목표치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논의되고 있다.

GISS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대기중 수증기 증가와 구름 양의 변화 등으로 기온이 3℃ 가량 상승할 전망이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예상되는 온난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되먹임 효과는 수십년 안에 나타나고 이중 일부는 느린 속도로 더워지는 바다 등 다른 기후 시스템들이 대기 온난화 속도를 따라잡을 때만 나타나게 된다.

한편 빙상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장기적인 되먹임 효과는 지구 온난화를 더욱 증폭시키게 된다.

얼음으로 덮였던 짙은 색의 땅이 드러나고 그 위에 얼음 녹은 물이 덮이면 햇빛 흡수율이 높아져 온난화가 더욱 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구 역사상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한 예가 없기 때문에 이 모든 효과가 언제부터 나타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빙상이 녹고 있다는 증거로 미루어 지구가 이미 이처럼 강력한 되먹임 현상에 직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면서 온난화 억제 목표를 2℃로 잡는 것은 불충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