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강소기업의 성공DNA는 도전정신과 헌신
우리나라 10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3년이다. 중소 제조업체로 한정해 보면 12.3년으로 줄어든다. 설립 후 5년 이상 지속하는 중소기업은 열에 둘 정도다. 그나마 30년 이상 간판을 내걸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기업을 세워 유지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한 번 삐끗하면 천길 나락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유난히 두드러지는 기업이 있다. ‘성공DNA’를 타고난 듯 세계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는 강소기업들이다.

《맨땅의 경영戰》은 이들 강소기업의 도전과 성취 이야기다. 저자는 100개 기업에서 추린 강소기업 30여개 중 사회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8개 기업을 선정해 집중 인터뷰를 했다. 라오스 최대의 한상기업 코라오, 지문인식기술로 100개 나라에 진출한 슈프리마, 12명의 아줌마로 코스닥 상장을 이룬 메타바이오메드, 세계인의 발이 된 트렉스타, 임플란트의 명품 오스템임플란트, 결혼의 패러다임을 바꾼 듀오, 부탄가스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 태양산업, 작은 무역상에서 수동진동자 분야의 거물로 성장한 가람전자다.

저자는 이들 기업에는 ‘무모함’ ‘불굴’ ‘초월’ ‘헌신’의 기운이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 먼저 기업을 일으킨 사람들은 무모함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공한 이들에게는 철저한 준비와 남다른 전략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사실은 남들이 무모하다고 비웃는 일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도전정신과 실제 목숨까지 거는 용기가 전부였다는 설명이다. 시련에 맞닥뜨려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를 신뢰하며 묵묵히 나가는 불굴의 정신도 뚜렷하다. 모두들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목표한 바를 이뤄내고야 말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작은 이익에 초월하는 자세다. 저자가 현장에서 만난 기업가들은 의외로 이익에 연연하지 않았다. 이익보다 도전 자체를 중시하는 태도가 더 큰 이익으로 이어졌을 뿐이란 설명이다. 네 번째는 구성원들의 헌신이다. 직원 한명 한명이 대표이사 못지않은 열정으로 회사를 위해 헌신하더라는 것이다.

기업 경영에 필요한 도움말이 행간에 넘친다는 게 이 책의 덕목이다. 실제 기업운영에 필요한 경영 마인드와 영업 전략, 해외시장 공략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