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는 운전자나 탑승객이 장거리를 여행할 때 비행기의 퍼스트클래스처럼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시에나를 들여오면서 '퍼스트클래스 리무진'이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붙인 이유죠."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3일 시에나 시승행사에서 7인승 미니밴 차량인 시에나의 최대 장점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꼽았다. 그는 "한국 미니밴 시장에서 시에나는 최고급 클래스로 제품 포지셔닝을 잡았다" 며 "렉서스의 미니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승차는 시에나 3.5리터 가솔린 리미티드(고급형)였다. 이날 도요타 서초전시장에서 춘천 라데나콘도까지 총 105km 구간을 시승하면서 느낀 첫 느낌은 넓은 실내 공간과 벤츠 S클래스와 같은 편안한 승차감이었다.
[시승기] 도요타 시에나, '벤츠 S클래스 같은 편안한 미니밴'

◆ 편안한 승차감 장점···시트 배열 및 수납공간 인상적

시에나는 다양한 시트 배열과 수납공간이 시선을 끌었다. 5~7인 가족을 위한 레저용 차량답게 편의 사양과 공간 활용도가 우수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차량이 남양주 피아노폭포로 가는 동안 운전은 동승자에게 맡기고 2열 시트에 앉아봤다. 뒷 좌석 시트의 편안함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착석한 상태로 슬라이딩 레버를 조작하면 최대 65cm까지 시트가 슬라이딩됐다. 이때 승차자의 무릎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다리를 쭉 뻗으면 우등 고속버스를 탄 것처럼 공간이 넓었다. 특히 렉서스 LS시리즈 등 고급 세단에 적용된 '오토만 시트(롱슬라이드 시트)'가 장착돼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받침대도 조작이 가능했다.

3열 시트 상단 천장에는 파워스위치가 설치돼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시트를 접고 펼 수 있다. 또 운전석 좌측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도어가 열리고 뒷자리 창문도 열 수 있다. 탑승객이 도어 손잡이를 잡아 당기는 기존 미니밴과 달리 살짝 손잡이만 당기면 문은 자동으로 열고 닫혔다.

실내 지붕은 1열과 2열에 별도로 개폐되는 2개의 선루프가 장착돼 뒷좌석까지 개방감이 좋았다. 센터콘솔 전후에 구비된 4개의 대용량 컵홀더를 비롯 수납공간 구성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가장 잘 꾸며져 있었다. 트렁크를 열면 좌측에 잡지나 작은 가방을 놓아둘 수 있는 별도 수납함도 갖췄다.

시에나는 분할(6대 4) 방식의 3열 시트를 접으면 4인용 스포츠유틸리티차(SUV)처럼 다목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SUV 차량이 조금 작다고 느낀 5인 가족 기준이라면 7인승 시에나가 적합한 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행사장에서 만난 모토하루 아라야 수석 엔지니어(시에나 개발담당)는 "시에나는 탑승자의 편안함과 사용의 편의성, 쿨한 스타일 등 3가지 요소를 부각시킨 고급 미니밴 콘셉트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양평에서 춘천으로 향할 땐 운전석에 앉아 주행 성능을 체험했다. 시에나 3.5의 파워트레인은 V6 VVT-i(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66마력, 최대토크 33.9kg·m이며 연비는 9.4km/ℓ다. 변속기 위치는 센터페시아 상단 좌측에 장착돼 운전자가 조작하기 쉽다.

미니밴은 레저용 차량으로 개발됐다. 따라서 고속 주행에서 민첩한 운동 성능을 보여주진 못한다. 미니밴은 운전할 때 무겁다는 편견을 갖게 되지만 시에나의 핸들 조작은 무겁지 않았다. 가속 능력은 탁월한 수준이 아니지만 고속도로나 도심에서 운전하기 무난했다.

운전 중 특이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 일반적인 차량은 버튼을 눌러 에코 모드를 설정하지만 시에나는 운전자가 고속으로 달리다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정속 주행을 하면 초록색 에코 버튼이 떠 연료 절감 운전을 도왔다.

다만,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음이 일시적으로 커졌고 주행 정숙도는 도요타나 렉서스 차종보다 떨어졌다.
[시승기] 도요타 시에나, '벤츠 S클래스 같은 편안한 미니밴'

◆ 나카바야시 사장의 첫 번째 도전 제품

시에나는 나카바야시 사장이 작년 1월 도요타 한국법인장으로 취임한 후 판매를 추진해온 첫 번째 차종이다. 미국 인디애나공장에서 생산되는 시에나는 북미지역을 제외하면 전 세계 시장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1년 반 전부터 시장 조사를 진행해왔고 시에나가 한국 소비자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미니밴 시장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앞으로 도전할만한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전 계약을 들어간지 지금까지 120대 이상 계약이 성사됐다"며 "법인 보단 개인 구매 비율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도요타가 목표로 한 판매대수는 월 기준 50대, 연간 600대다. 현재까지 차종별 계약 비중은 3.5 모델 60%, 2.7 모델 40%다. 은색과 흰색 주문이 많다는 게 히사오 사장의 설명이다. 시에나 차값에 대해 업계에선 4500만~50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나카바야시 사장에게 가격을 묻자 "오는 8일 차값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