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7일 금융투자회사 대표들에게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원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회사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용융자, 주식워런트증권(ELW), 외환차익(FX마진)거래 등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권 원장은 레버리지 투자는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이 크므로 시장건전성 확보와 고객자산 보호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일부 증권사가 자발적으로 FX마진거래 중단을 결정하거나 신용융자를 제한한 조치는 의미가 있다"며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6일 신규 신용융자를 전격 중단하고, 신용융자와 신규대출한도를 일괄축소했다.

대우증권도 6일 신용융자 허용대상 고객을 줄이고, 투자 종목도 축소하는 등 요건을 강화했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도 동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이나 현금 등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을 가리킨다.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큰 불안한 시장에서 고수익을 노린 개인들의 단타 매매에 활용된다.

권 원장은 금리ㆍ수수료와 관련해서는 "고객에게 불리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자율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자산운용업계에는 "펀드시장의 안정적인 성장과 장기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 장기ㆍ분산투자라는 펀드의 기본원칙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는데, 한국 증시는 펀더멘털(기초여건)이나 잠재력에 비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로서의 증시 안전판 역할도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투자회사 대표들은 증시 변동성 완화를 위해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육성하고 장기 적립식펀드 등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대외신뢰도 제고를 위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을 서두르고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중립 성향의 헤지펀드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밖에도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범위 확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퇴직연금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리츠시장 투자규제 완화 등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투자자문사 등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 25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박상돈 기자 yulsid@yna.co.kr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