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마노, 데뷔전서 6이닝 무실점 첫 승 신고…롯데는 KIA 꺾고 4연승

시즌 후 사퇴하겠다고 밝힌 김성근 감독을 하루 만에 경질한 SK 와이번스가 선두 삼성 라이온즈에 이틀 연속 영패를 당했다.

SK는 1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4회 채태인의 2점 홈런으로 내준 리드를 만회하지 못하고 결국 0-2로 졌다.

김성근 감독이 "시즌 종료 후 물러나겠다"고 밝힌 전날에도 삼성에 0-9로 무릎 꿇었던 SK는 김 감독을 경질하고 이만수 2군 감독에게 감독대행직을 맡기기로 한 이날도 단 한 점 얻지 못해 이틀 연속 영패의 수모를 당했다.

SK의 영패는 올 시즌 다섯 번째이며, 2경기 연속은 두 번째다.

이날 경기는 2시간22분 만에 끝났다.

정규이닝 경기 중에서는 올 시즌 최단 시간이다.

경기 뒤 감독 경질에 화가 난 SK 팬들은 그라운드에 들어와 유니폼을 불태우고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삼성이 무릎 통증으로 퇴출한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최근 영입한 미국 출신 우완투수 저스틴 저마노는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저마노는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셋과 볼넷 하나를 주고 삼진 네 개를 곁들이며 SK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의 주인공인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정현욱에 이어 9회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 하나를 추가했다.

최근 14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다음 등판 때에도 세이브를 챙기면 2006년 두산 정재훈이 세운 최다 연속 경기 세이브 기록(15경기)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삼성은 60승(2무37패) 고지에 오르며 선두를 질주했다.

롯데 자이언츠에 또 진 2위 KIA 타이거즈(60승48패)와는 5.5경기 차다.

반면 2연패를 당한 3위 SK는 52승42패가 돼 4위 롯데(51승3무46패)에도 2.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롯데는 적진에서 손아섭의 3점 홈런을 앞세워 KIA를 4-1로 꺾었다.

KIA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최근 4연승의 신바람을 낸 롯데는 4위 자리를 흔들림없이 지킨 것은 물론 3위 자리도 넘보게 됐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7⅔이닝 동안 6안타와 사사구 3개를 내주고 1점으로 막아 시즌 10승째(4패)를 올렸다.

장원준은 이로써 한국 프로야구 통산 17번째로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챙긴 투수가 됐다.

또 탈삼진 8개(시즌 104개)를 보태 6년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한국 프로야구 통산 8번째다.

롯데 선발진은 이날까지 8월 들어 치른 13경기 중 1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9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8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두산 베어스는 갈 길 바쁜 잠실 라이벌 LG트윈스에 5-3으로 이겼다.

타선에서는 고영민과 김현수가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선우가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합작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브랜든 나이트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으로 3-0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문학(삼성 2-0 SK)= 3안타를 친 삼성이 4안타의 SK에 이틀 연속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양 팀 선발투수의 호투 속에 승패를 가른 것은 채태인의 홈런 한 방이었다.

삼성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 2사 1루에서 채태인이 우월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려 기선을 제압했다.

2사 후 최형우가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뒤 타석에 들어선 채태인은 볼 카운트 1-1에서 SK 선발 엄정욱의 구속 132㎞ 포크볼이 높게 들어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휘둘어 우익수 뒤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15m짜리 아치를 그렸다.

엄정욱은 5회까지 매회 삼진을 잡는 등 6이닝동안 3안타 1볼넷만 내주고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면서 2실점만 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2패째(2승)를 안았다.

◇광주(롯데 4-1 KIA)= 마운드가 몰아보게 좋아진 롯데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2회 2사 1, 3루에서 황재균 타석 때 주자들이 더블스틸을 시도해 3루 주자 강민호가 홈을 밟아 결승점을 뽑았다.

3회초에는 2사 1, 2루에서 손아섭이 중견수 뒤 담장을 넘기는 석 점짜리 홈런으로 성큼 달아났다.

KIA는 3회말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이용규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박기남의 1루수 땅볼 때 겨우 한 점을 뽑는 데 그쳤다.

지난달 29일 광주 넥센전에서 옆구리 통증으로 강판된 뒤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아퀼리노 로페즈는 이날 복귀해 선발 6이닝 동안 7안타 1자책점(4실점)하고 패배를 떠안았다.

발가락 미세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던 KIA 중심타자 최희섭도 지난달 18일 광주 삼성전 이후 처음으로 엔트리에 포함돼 9회 1사후 대타로 나섰지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잠실(두산 5-3 LG)= 두산이 1회 고영민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앞서자 LG는 바로 2회 1사 3루에서 오지환의 좌익수 쪽 2루타로 균형을 되찾았다.

두산은 3회 2사 후 고영민이 유격수 실책으로 살아나가자 김현수가 우월 2점 홈런포를 쏘아올려 다시 리드했다.

4회말에도 1사 2루에서 오재원의 우중간 3루타와 이원석의 좌전안타로 두 점을 보태 결국 LG선발 벤저민 주키치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LG는 6회 이진영과 정성훈의 연속 안타에 이어 이병규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계속된 무사 2, 3루의 기회에서는 서동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뽑아 두 점차로 거리를 좁혔다.

하지만 두산은 이후 이현승-정재훈-노경은으로 마운드를 꾸려가며 더는 LG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목동(한화 0-0 넥센)= 나이트-오재영-손승락으로 이어진 넥센 마운드가 한화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한화는 4안타에 허덕이다 영패를 당했다.

넥센은 1회 2사 3루에서 박병호의 좌중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1사 후 번트 안타로 살아나간 2번 타자 장기영이 2루를 훔친 뒤 유한준의 2루수 땅볼 때 3루까지 나아갔다가 홈을 밟았다.

6회에는 선두 타자 박병호의 2루타와 알드리지의 번트 안타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만든 뒤 강정호의 좌전 적시타, 이숭용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해 승리를 굳혀갔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손승락은 시즌 11세이브째(3승2패)를 올렸다.

(서울 인천연합뉴스) 배진남 김은경 기자 hosu1@yna.co.kr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