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에 힘 실어준 박근혜 "자립 복지해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립과 자활'을 중심으로 한 복지정책을 화두로 야권의 '무상시리즈'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일각에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는 시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15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 37주기 고(故)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유족 인사를 통해 "어머니는 생전에 어려운 분들에게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를 갖게 도와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다"고 회고한 후 "어려운 분들을 단순히 도와주는 것을 넘어 그분들이 꿈을 이루고 행복해질 수 있게 국가가 개인의 상황에 맞춰 세심하게 지원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복지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과거 어머니께서 시골을 방문했을 때 한 젊은이가 '사육할 수 있도록 돼지 몇 마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하자 '지금 사료값이 비싸 돼지를 키우기 어려우니 번식력이 강하고 풀만 먹어도 쉽게 크는 토끼를 키워보라'고 제안하셨다"며 "그 때 어머니는 '토끼 고기는 냄새가 나니 조리할 때 소주를 조금 넣으면 냄새가 가신다'고 말할 정도로 주민들을 세심하게 챙기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분들이 열심히 일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앞으로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 측근은 "지금 나오고 있는 '무상 시리즈'는 예산이라는 돈으로만 복지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인데 이는 오히려 근본적인 복지 실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차별적인 물질적 복지보다 자립과 자활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24일 있을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투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