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TV 여성 아나운서의 투신자살,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축구스타 라이언 긱스의 외도 뉴스가 화제다. 두 사건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매개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나운서는 미니홈피에 무심코 올린 사생활이 SNS를 통해 널리 유포되고 악성 댓글이 쏟아진 것이 자살의 한 원인이었다고 한다. 긱스는 법원의 보도금지 처분을 이끌어냈지만 트위터를 통한 전파까진 막지 못했다. 국내외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SNS가 몰고온 부작용의 한 단면이다.

SNS의 순기능뿐만 아니라 역기능에도 주목할 때가 됐다. 그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SNS는 소통이 부족한 현대인의 욕구와 맞아떨어져 그 어떤 기술보다 급속도로 보급돼 왔다. 국내 이용자(중복가입 포함)가 5년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섰고,세계적으로는 10억명에 이른다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다. SNS의 가공할 전파력은 한 개인의 글이 국가를 넘어 전 지구적 이슈로 확장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고 있다. 중동 재스민 혁명이나 4 · 27 재 · 보선의 투표율이 50%에 육박한 것이 그 위력을 입증한다. 하지만 모든 기술이 그렇듯,SNS도 양날의 칼임을 부인할 수 없다. SNS가 빠르게 확산될수록 과도한 사생활 노출과 확대재생산,익명성에 기댄 언어폭력,악성루머 유포도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인터넷 악플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오고 있는 꼴이다. 누군가에게는 자유와 소통의 공간이 다른 누군가에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흉기와 폭력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참여 · 공유 · 개방을 지향하는 SNS가 자칫 무차별적인 사적영역의 침해라는 역설에 빠질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영리한 얼리어답터들은 SNS의 위력을 십분 활용한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특정 집단의 신념과 취향을 자가 증폭시키는,열기에 들뜬 폐쇄적 공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자유로운 소통이야말로 진리를 찾는 길이라는 명제가 소위 '언론의 자유시장론'의 골격이지만 이는 시민 각자의 이성이 전제될 때만 그런 것이다. 사적생활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그 자체로 과다노출증과 다를 바 없는 광장증후군의 병리현상에 불과하다. 절제가 필요하다.